온플법·쿠팡·손현보…최근 ‘美측 불만’ 징후 잇따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7일 17시 46분


트럼프 ‘관세 복원’ 발표 사전징후 주목
‘디지털 기업 차별 금지’ 과기부에 서한
비관세분야 논의 테이블 2차례나 연기
23일 김민석 총리 만난 밴스 부통령은
쿠팡 조사-손목사 구속 직접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한미 관세협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기습 발표하기 약 2주 전 미국 정부가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우리 정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측에서 본격적인 조치에 앞서 사전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 대사 대리는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지난해 합의된 팩트시트 가운데 ‘미국 디지털 기업 차별 금지’ 항목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수신 참조인으로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헬러 대사대리는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양국 정상 간의 성공적인 정상회담 결과로 협상된 11월 13일 조인트팩트시트 이행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며 ‘미국 기업들이 네트워크 사용료 및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 및 정책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팩트시트 내용을 콕 집어 이행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양국 대통령은 합의한 바를 준수하고 미국 디지털 기업들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과도한 부담을 겪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이 언급한 ‘디지털 기업 차별’은 7월부터 시행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등 비관세 장벽에 관한 내용으로 보인다. 정통망법 개정안에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허위 조작 정보로 신고된 게시물의 삭제, 유포자 계정 정지, 광고 수익 제한 등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온플법에는 거대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으로 지정해 시장지배력 남용을 막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두 법안이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 측의 서한을 두고 디지털 규제 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한미 간 무역·투자 합의 전반의 이행을 촉구하는 사전 경고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한은 한국의 디지털 관련 현안이 주된 내용으로 투자 MOU(양해각서) 이행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농산물 등 비관세 분야 논의를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도 지난해 12월과 이달 2차례나 연기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한국의 디지털 규제 추진에 대한 미국 측 불만을 공동위가 연기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최근 직접 미국을 찾아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에게 디지털 관련 입법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쿠팡의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당국의 조사,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구속 등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쿠팡과 손 목사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당시 접견에서 관세 협상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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