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J D 밴스 미 부통령과 만났다. 총리실 제공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J D 밴스 부통령과 만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 사태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이 쿠팡 사태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먼저 물었다면서, 이에 우리 국민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됐지만 쿠팡이 그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고 전했다.
● “밴스 부통령, 쿠팡 관련 법적 문제 있을 것이라 이해”
김 총리는 이날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이 50분 정도 이어졌다면서 “할 말은 하고, 들으면 좋았을 이야기는 들은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또 “만난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 서로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소통하는 핫라인을 유지하자 하는 점에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밴스 부통령이 관심 있는 부분을 질문했고, 그에 대한 자신의 답변도 있었다면서 먼저 쿠팡 문제를 언급했다. 쿠팡이 한국에서 갖는 다른 상황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게 문제가 되는지를 두고 밴스 부통령이 궁금해했다는 것. 이에 김 총리는 “국민 상당수의 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그에 대한 보고를 15개월 이상 지연시키는 등 문제가 있었고, 나아가 최근엔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향한 근거 없는 비난조차 있었던 점을 (밴스 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쿠팡 주주인 미국 국적의 그린옥스 유한회사와 알티미터 유한책임조합 등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로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전날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날 김 총리가 언급한 이 대통령과 자신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은 이 같은 일련의 조치를 의미한다.
특히 그린옥스 등은 중재의향서에 김 총리를 겨냥해선 “쿠팡의 정보 유출 사건 관련 법 집행 과정에서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해야 한다’고 정부 규제 당국에 촉구했다”고 콕 집어 거론했다. 김 총리는 이와 관련해선 “쿠팡 투자자라는 명의로 내가 마치 쿠팡을 향해서 특별히 차별적이고 강력한 수사를 지시한 것처럼 인용한 자체가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날 밴스 부통령에게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당시 발언록 전문 등이 담긴 보도자료도 영문으로 번역해 전달했다고도 했다.
총리실 제공김 총리는 “결론적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명료하게 얘기했고, 밴스 부통령은 그에 대해서 한국의 시스템하에서 아마 뭔가 법적인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이해를 표시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밴스 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 사이에 오해를 가져오지 않도록 과열되지 않게 잘 상호 관리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밴스 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사건에 대해서도 “미국 내 일각의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궁금해했다. 이에 김 총리는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정치와 종교가 엄격히 분리돼 있고, 그러한 차원에서 선거법 위반에 대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밴스 부통령은 한국 시스템을 존중한다는 전제에서 이 문제가 오해 없도록 잘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 “북-미 관계 개선 위해 北에 특사 파견 추천”
이날 회담에선 북-미 관계도 거론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용의가 있는 미국이 북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겠냐는 취지로 밴스 부통령이 먼저 조언을 구했다는 것. 이에 김 총리는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이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가 있고, (실행하기 위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관계 개선 의사를 표현하는 하나의 접근법으로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한미 조선 협력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앞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나온 공동 팩트시트 내용 중 한국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밴스 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챙겨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밴스 부통령도 공감했다면서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관료적인 지연이 있는 만큼 앞으론 구체적인 기간을 정해 계획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챙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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