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2025년 스탠리컵 우승팀 플로리다 팬서스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강조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방어 훈련 참가를 위해 병력을 파견한 유럽 8개국에 다음 달부터 10%, 6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20일 재집권 1년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동맹에 다시 한번 관세 폭탄을 투하하며 재집권 2년 차의 문을 연 것이다. 1949년 설립 후 77년간 북미와 유럽의 집단 안보를 책임졌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 역시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가 알 수 없는 목적으로 그린란드에 접근했다”며 “이들 나라는 2월 1일부터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받고, 6월 1일에는 관세가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그린란드 병합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 8개국이 그린란드 방어를 위한 ‘북극의 인내’ 작전에 병력을 파견하자 관세로 보복 및 경고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전 세계의 안보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이 신성한 땅을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며 “이 위험한 상황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종식시키기 위해 (관세라는) 강력한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관세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완전히 ‘매입(purchase)’하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맞은 8개국은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관세 위협은 대서양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린란드 훈련에 대해선 “나토 회원국으로서 동맹국들이 사전에 협의된 훈련이며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올해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 정계에서도 초당적 우려가 쏟아졌다. 집권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이번 관세는) 미국, 미국 기업, 미국 동맹국에 모두 나쁘다”며 “나토 분열을 원하는 중국, 러시아 등 적대 세력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그린란드인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동맹국의 영토를 그 의사에 반해 강탈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며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대서양 갈등으로 이어져 나토 방위 동맹의 근본적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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