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축출 1년’ 시리아, 재건 비지땀… 종파갈등은 여전[지금, 여기]

  • 동아일보

샤라, 외교고립 벗고 트럼프와 회담
제재 풀리며 대규모 경협 추진
“소수민족 포용 못하면 다시 균열”

“아사드에 정의의 심판을”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독재자로 군림하던 시절의 범죄를 단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특별재판소 설립을 요구하는 포스터가 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카페에 붙어 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8일 14년간 이어진 내전 끝에 반군에 패했고, 러시아로 망명했다. 다마스쿠스=AP 뉴시스
“아사드에 정의의 심판을”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독재자로 군림하던 시절의 범죄를 단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특별재판소 설립을 요구하는 포스터가 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카페에 붙어 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8일 14년간 이어진 내전 끝에 반군에 패했고, 러시아로 망명했다. 다마스쿠스=AP 뉴시스
시리아가 8일 53년간 대를 이어 철권 통치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붕괴 1주년을 맞았다. 이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등은 반세기 넘는 독재와 14년간 이어진 내전, 나아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창궐까지 겪은 시리아가 국가 정상화를 향한 험난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8일 아흐메드 알 샤라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던 반군 하이아트타흐리르알샴(HTS)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하며 아사드 정권은 몰락을 맞았다. 당시 다마스쿠스를 떠난 아사드 전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해 모스크바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임시 대통령이 된 샤라는 시리아의 외교적 고립을 끝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러단체 알카에다 출신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1000만 달러 현상금까지 걸었던 그는 군복 대신 양복을 입었고, “종파 간 갈등을 봉합하고 온건 통치에 나서겠다”며 국제사회 설득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시리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하고 고강도 제재의 추가 유예를 받아냈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도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대거 철회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시리아 재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일 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론 관계자들이 다마스쿠스를 찾아 시리아 정부와 해상 석유·가스 탐사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등도 시리아와 대규모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리아의 정치·사회 변화 또한 상당하다. 10월에는 과도 의회의 3분의 2를 선거인단을 통해 간접 투표로 선출하는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됐다. 여성의 사회 진출도 확대됐다. 여성 기독교인인 힌드 카바와트 사회노동장관이 발탁됐고, 시리아 중앙은행에선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재가 탄생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경제난이 여전히 심각하고, 종파 간 유혈 갈등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3월에도 알라위파 반군이 반란을 일으켰고, 7월에는 드루즈파 반군의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사망했다. 특히 정부 보안군의 진압 과정에서 잔학 행위가 대거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나라를 통합할 다른 인물이 없다”며 “샤라가 소수 민족을 포용하고 권력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균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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