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가격이 게시되어 있다. 지난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L)당 1663.2원으로 전주 대비 1.9원 상승했다. 경유 판매가격은 1535.6원으로 2.6원 올랐다. 2025.10.12. [서울=뉴시스]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 과잉이 맞물리며 미국산 원유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배럴당 56.99달러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2% 하락했고, 1년 전보다 19% 낮은 수준이다.
또 이는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잇달아 대중 관세를 부과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봄철 급락세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1.4% 하락한 61.06달러에 거래를 마쳐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은 소비자에게는 호재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휘발유·디젤·항공유·난방유 등 주요 에너지 제품 가격도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익률 악화와 대규모 감원에 시달리는 미국 석유업계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AAA(전미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057달러로, 1년 전보다 약 15센트 낮다. 미시간·오하이오·텍사스·콜로라도 등 일부 주에서는 이미 3달러 밑으로 떨어졌으며,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90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당시 교통연료 수요 급감으로 미국산 원유 가격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약 1년 만에 회복했으나, 현재는 다시 공급 과잉이 심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9월 해상에 저장된 원유량이 하루 340만 배럴 증가해 팬데믹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EA는 “중동에서 미국 텍사스 미들랜드까지 주요 산유국들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며 “향후 몇 달간 공급 과잉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의 7월 하루 원유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인 1360만 배럴을 넘어섰고, 정부 셧다운 속에서도 주간 통계는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동맹국들도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2023년 도입했던 감산 조치를 해제하고 있다. 미국 등 OPEC 외의 산유국 간 경쟁이 심화하자 가격 방어보다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은 11월 하루 13만7000배럴 증산을 예고했고, 내년에는 수요 증가로 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과잉됐지만, 중국이 대규모 원유를 사들이며 일시적으로 시장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중국의 9월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두 나라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자, 이에 따른 전반적인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도 이날 1.4% 하락한 배럴당 61.06달러에 거래를 마쳐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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