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패싱에 불만? 젤렌스키, 사우디 방문 하루 전 돌연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9일 15시 29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넓은 의미의 유럽”이라며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유럽이 포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025.02.19. [앙카라=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로 예정됐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다음 달 10일로 돌연 연기했다.

1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우디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 없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사우디에서 종전 논의를 진행하면서 사실상 들러리가 된 것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정한 최후통첩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회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로 흡수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계획을 지난해 6월 제시했다.

사우디 소식통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에 참석하기를 바랬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군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지지한다”며 “협상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튀르키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간 회담을 위한 이상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며 동시에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이날 통화를 하고 유럽의 평화유지군 배치 등 안보 보장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파병될 것이라고 발표한 적은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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