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푸틴 몰아붙이는 발언
‘지원 중단’ 시사 젤렌스키도 압박
“우크라전 종식 추진 전략”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거부하면 러시아를 추가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그가 취임 직후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을 압박해 그간 강조해 온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러시아를 제재할 것인가’란 질문에 “그럴 것 같다(Sounds likely)”고 답했다. 그는 전날에도 “그(푸틴 대통령)가 합의를 하지 않아 러시아를 파괴하고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했던 발언 중 가장 비판적”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19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6주 휴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휴전을 이끌어 내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살펴볼 것”이라면서 “젤렌스키와 대화하고 있으며, 푸틴과도 곧(very soon)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여부에 모호한 답을 내놔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언제 어디에서 볼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모른다”면서 “젤렌스키는 평화를 강력하게 원하지만, 탱고를 추려면 2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먼저 만난 뒤 상황을 보고 푸틴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버티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유럽이 지금 지불하는 것보다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며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수준을 5%(현재 2%)로 올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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