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中특사와 회담…“우크라 평화 정상회의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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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9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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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평화공식 홍보 행사, 받아들일 수 없어"
되려 '러 점령지 인정' 등 제안 선행돼야 '역제안'
5선 압승한 푸틴, 우크라 정책 밀어붙일 가능성
시진핑 행보 주목…4월 獨숄츠-5월 佛마크롱과 회담

ⓒ뉴시스
러시아가 중국 측에 우크라이나가 추진 중인 평화 정상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 및 장밍 상하이협력기구(SCO) 사무총장과 만나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라브로브 장관은 러시아 대선 참관인 자격으로 모스크바에 있던 이들과 회담했다. 러우 전쟁과 SCO 활동, 러 대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우 전쟁과 관련 “러시아는 협상을 통해 해결에 열려 있다”고 재확인하면서도 “형식과 관계 없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평화)공식을 홍보하는 어떤 행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했듯, 우크라가 러시아와의 (직접)협상을 금지한 것을 없애고 무기 공급을 중단하며 현재 상황과 러시아의 합법적인 이익을 고려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등 협상 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제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리 특사는 최근 유럽 셔틀 외교 결과를 러시아 측에 공유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에게 러우 전쟁 종식에 대한 각 측의 입장을 비교하고 정치적, 외교적 해결 기회를 평가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 특사는 러우 전쟁 해결을 위해 이달 초 러시아와 우크라, 폴란드,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본부 등을 순방했다. 지난 7일엔 키이우에서 우크라 정부 대표단과 만났다. 우크라 측은 궁극적으로 ‘협상을 통한 해결’에 동의하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 점령지 반환 등을 골자로 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공식 주장을 반복했다. 우크라 측은 당시 전장에서 발견된 북한제 미사일 파편을 보여주며 러시아가 제3국에서 공수한 무기 부품을 사용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평화로드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금까지 국가안보실장급 평화회의를 4차례 개최했다. 지난해 6월 덴마크 코펜하겐, 8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10월 몰타,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초청되지 않았다. 중국은 2차 제다 회의에만 참석했다.

우크라는 회의를 격상해 스위스에서 첫 평화 정상회의를 추진 중인데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를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중재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는 여전히 러시아를 초청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날 발언도 오히려 우크라가 러시아의 점령지를 인정해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돼 양측 간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15~17일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최종 투표율 77.44%, 득표율 87.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이것은 우크라전쟁에 대한 대내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영토 문제 등 기존 입장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재 행보도 주목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내달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4월 15일~16일께로 예상된다. 이어 시 주석은 5월 초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장 사무총장에게 “SCO 회원국 안보에 대한 도전과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해 SCO의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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