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 前총리, ‘킹메이커’ 움직임…“고노·고이즈미·이시바 3인방에 기대”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7일 11시 42분


코멘트

자민당 간부 "여러 후보 카드 수중에 두고 (자신의) 존재감 높이려 해"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가 올 가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염두에 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신문은 스가 전 총리가 “총재 선거를 앞두고 ‘포스트 기시다’ 후보 후원자로서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킹메이커로서의 물밑 움직임으로 보인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26일 밤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총무회장,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간사장 등과 도쿄 내 한 스테이크점에서 회식했다. 자민당 내 정세를 둘러싸고 의견을 교환했다.

모리야마 총무회장과 니카이 전 간사장은 스가 내각에서 각각 당 국회대책위원장, 간사장을 역임하며 스가 전 총리를 지지했다. 3명은 정기적으로 회식을 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모리야마파, 니카이파는 파벌 해산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아직 파벌 의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문은 자민당 정세에 따라 스가 전 총리와 모리야마 총무회장, 니카이 전 간사장이 차기 총재 선거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파벌로 당내 비주류로 통하는 스가 전 총리는 원래 정국에 대한 언동은 삼가왔다.

하지만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당이 마련한 ‘정치쇄신본부’의 회의에서는 파벌 해소 지론을 펼치며 최대파벌 아베파와 기시다파, 니카이파, 모리야마파 파벌 해산 흐름을 조성했다.

스가 전 총리는 파벌 유지 방침인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와도 지난 22일 밤 회식했다. 이들 2명은 파벌을 둘러싸고 현저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회식을 통해 향후 아소 부총재의 움직임을 모색하려는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스가 전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로 인한 자민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 가능한 총재 후보로서 지명도가 높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디지털상,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전 환경상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는 고노 디지털상,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는 가나가와현에 선거구를 뒀다는 공통점도 있다. 스가 전 총리는 이들 2명과의 회식도 조율하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여론, 당내 정세를 살피며 총재 선거 대응을 본격 적으로 검토할 태세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스가 전 총리가 “복수의 (총재 선거 후보) 카드를 수중에 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현재 기시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를 맡고 있다. 기시다 총리의 총재 임기는 올해 9월 완료된다.

자민당은 총재 선거에서 국회의원표와 당원 표를 똑같이 산정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승리했던 2021년 9월 총재 선거에서는 당시 자민당 국회의원 382명에게 각 1표씩 부여했다.

이에 전국 당원 110만4336명으로부터 투표를 받아 각 도도부현(都道府?·광역지방자치단체)이 집계한 후, 득표수를 당 본부에서 정리했다. 이를 최고평균방식으로 383표로 축소, 후보자에게 배분하는 형식이었다.

보통 파벌 소속 국회의원들은 파벌이 지지하기로 결정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최근 사상 초유의 비자금 스캔들로 일부 파벌이 해산돼 기존처럼 파벌 별로 투표를 하게 될지 모르게 된 상황이다.

스가 전 총리는 당내 이합집산(離合集散·헤이지고 모였다가 모이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모습)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 젊은 의원에게 “총재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