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 사망자 51명으로…당국 비상사태 선포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4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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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통령 "희생자 수 확실히 늘어날 것"
피해 큰 발파라이소 주에 비상사태 선포
발파라이소 주에서만 주민 약 372명 실종

칠레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수십 건의 산불이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5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피해가 가장 큰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미 CNN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가브리엘 보릭 칠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비극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 시간 안에 희생자 수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모든 자원을 활용해 피해 지역에 더 많은 군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칠레 당국은 최근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칠레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92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영향을 받은 지역은 4만3000헥타르(4억3000만㎡)이며, 소방관들이 지금까지 40건의 화재를 진압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가장 큰 피해는 발파라이소 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칠레 정부는 이 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 당국은 이 지역에서 약 372명의 주민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해당 지역에선 산불로 인해 1100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으며, 19대의 헬리콥터와 450명 이상의 소방관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역에는 화재로 인해 정전도 발생, 지역 병원 4곳과 요양원 3곳에 있던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발파라이소 주 서부 도시 킬푸에와 중부 도시 비야알레마나 마을 근처에서는 2건의 화재가 최소 8000헥타르(8000만㎡)를 태웠다고 한다.

이번 화재로 집을 잃은 한 시민은 “여기에 32년 동안 살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오후에 인근 언덕에서 불이 나는 것을 처음 봤으며, 15분 만에 주변 지역이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모두 목숨을 걸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CNN칠레는 이번 산불과 관련해 남성 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칠레 중부 탈카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우연히 화재를 일으켰고, 이 불이 인근 초원으로 번진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 남성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페루와 에콰도르 서부 열대 해상에서 바닷물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최근 심각해지면서 남미 서부 지역은 예년보다 기온이 상당히 높아져 산불 위험이 커졌다. 지난달 콜롬비아에서도 몇 주 간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산불이 발생, 1만7000헥타르(1억7000만㎡) 이상의 숲이 파괴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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