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프레데릭 10세 국왕 즉위…“신뢰 보답하는 왕 되겠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15일 0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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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레테 2세 자진 퇴위로 새 국왕으로 즉위
즉위식에 수천명 인파…전역서 TV 생중계 시청
호주서도 자국 출신 메리 왕비 축하 위해 찾아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퇴위로 프레데릭 10세(55)가 새 국왕으로 즉위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프레데릭 10세는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에서 덴마크 국왕으로 즉위했다.

전임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한 시간 전인 오후 2시 궁전에서 내각과 회의를 한 뒤 왕위 퇴위 문서에 서명했다.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프레데릭 10세를 향해 손짓하며 “국왕께 신의 가호가 있길”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궁전 발코니에서 프레데릭 10세 국왕 즉위를 선포했다. 덴마크 전통에 따라 선포문을 세 번 낭독했다.

프레데릭 10세는 훈장으로 장식된 군복을 입고 그 옆에 섰고, 이후 메리 왕비가 네 자녀와 합류했다.

프레데릭 10세는 “내 희망은 내일의 통일 왕이 되는 것으로, 평생을 바쳐온 과제”라며 “내가 받은 신뢰에 보답하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보다 더 위대한 분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메리 왕비에게 입을 맞추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왕위 계승식이 열린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앞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모여 새 국왕을 환영하며 국가를 불렀다.

코펜하겐 시내 일부 상점에는 마르그레테 2세와 프레데릭 10세의 사진이 걸렸고, 시내버스는 관례에 따라 덴마크 국기로 장식됐다.

왕실 근위대 음악대는 평소 검은색 재킷 대신 주요 행사를 기념할 때 입는 빨간색 재킷을 입고 일일 시내 행진을 했다. 덴마크 전역에서도 많은 이들이 퇴위 및 즉위식을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르네 옌센은 왕실 예복 모형과 보석이 장식된 보라색 왕관을 쓰고 새 국왕 즉위를 환영했다. 옌센은 AP통신에 “프레데릭 10세가 모든 곳에서 우릴 대표하는 국가를 위한 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리 왕비 출생지인 호주 시민들도 코펜하겐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즉위식을 보기 위해 브리즈번에서 여행 온 주디 랭트리는 AP에 “왕족이 아닌 평범한 호주 출신이라는 점이 좋다”며 “우리도 중산층 출신인 만큼 더 공감할 수 있다”고 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약 900년 만에 처음으로 왕위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덴마크 군주가 됐다. 군주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건 1146년 에릭 3세 람 국왕이 수도원에 들어가기 위해 퇴위한 게 마지막이었다.

1972년 1월 즉위한 마르그레테 2세는 현존하는 세계 최장수 군주였다. 마르그레테 2세는 새해 전야인 지난달 31일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사임을 발표했다. 여왕은 지난해 2월 허리 수술을 받은 뒤 4월에야 업무에 복귀했었다.

마르그레테 2세는 여왕에서 물러난 뒤에도 타이틀은 유지할 계획이다. 프레데릭 10세와 메리 왕비의 장남 크리스티안(18)이 왕위 계승 서열 1위의 왕세자가 됐다.

덴마크 공영방송 DR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에피니온이 덴마크 국민 10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일 발표 여론조사에 따르면 79%가 프레데릭 10세가 왕위를 계승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우자 메리가 왕비가 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83%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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