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당 최대파벌 아베파, 억대 비자금 ‘파티’ 적발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4일 09시 48분


코멘트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의 당사 외경. (출처 : 자민당 누리집) 2023.12.04/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의 당사 외경. (출처 : 자민당 누리집) 2023.12.04/
일본의 집권 여당, 자민당 내 다섯 파벌이 비자금 관련 문제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에서만 10명 이상이 적발됐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별수사부(특수부)는 가미와키 히로시(上脇博之) 고베대학 교수의 고발을 바탕으로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적발된 의원들이 ‘정치자금 파티’에서 일정 모금액을 충족한 뒤 남은 초과액을 개인적 수입원으로 돌려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금액을 과소기재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파벌은 아베파가 약 1900만 엔(약 1억6800만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다른 파벌은 약 200만~950만 엔(약 1800만~약8400만 원) 정도로 파악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아베파는 일반적으로 소속 의원을 통해 기업 및 단체 등에 판매하는 ‘파티권’ 대금을 별도의 전용계좌로 관리하고 있다. 각 의원은 자신에게 부과된 정치자금 모금 할당량을 달성했는지 당으로부터 확인받는데, 이때 남는 모금액으로 소위 뒷주머니를 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할당량은 다선 의원일 수록 늘어났다.

지난 2018~2022년 자민당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계상된 파티의 총 수입은 약 6억6000만 엔(약 58억 원). 이중 비자금으로 빼돌린 금액은 파벌 측 수입·지출과 의원 측 수입·지출 내역 중 어디에도 기재되지 않았다.

비자금을 조성한 의원은 지난 5년간 아베파에서만 최소 1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는 1억 엔(약 8억8000만 원) 이상으로, 의원 중 한 명은 1000만 엔(약 8900만 원) 넘게 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오노야 류 아베파 좌장은 지난 1일 비자금에 대해 “그런 얘기가 있었다” 인정했지만 5시간 후 돌연 “사실을 확인한 것이 아니므로 철회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한편 당내 다섯 번째 파벌인 니카이파(시스이회)도 아베파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 5년간 총 1억 엔이 넘는 비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단 아베파와 달리 파벌 측 지출 및 의원 측 수입 내역에는 금액을 기재했다. 수지 보고서에 자금 흐름이 기재되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한 자민당 소속 관계자는 ANN뉴스에 “언터처블(건드릴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이 어찌 될지 앞으로 수사에 달렸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5파벌(아베·아소·모테기·기시·니카이) 파벌 모두 의혹의 대상이지만 현재 검찰의 관심은 가장 비자금 규모가 큰 아베파를 향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기용 중인 아베파 소속 각료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미야시타 이치로(宮下一?) 농림수산상·스즈키 쥰지(鈴木じゅんじ) 총무상 등 4명이다. 아소파와 더불어 최다 기용된 파벌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아베파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다카기 쓰요시(高木毅) 자민당 국대책위원장 및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정조회장 등 당 중추 역할을 아베파가 맡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칼럼을 통해 “사건 전개는 오리무중이지만 수사가 아베파 중추까지 미친다면 정권이 흔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