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겨울 전쟁 새 국면…여름철 대반격 성과 없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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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인터뷰 "세계 2위 군사력 가진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
"아직 물러서지 않았다…무기 부족 불평만 하지 않을 것"
"가자 전쟁으로 지원 줄고 병력 부족하지만 계속 싸우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여름 시작한 대반격전이 무기와 지상병력 부족으로 기대한 결과를 내지 못했으며 전투가 힘들어지는 겨울이 됨에 따라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계획에 차질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일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에서 가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전쟁이 새로운 단계에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서 “겨울 전쟁은 전체적으로 새로운 단계”라고 말했다.

대반격전 결과에 대해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아직 물러서지 않았다. 만족한다. 우리는 세계 2위 군사력을 가진 나라와 싸우고 있다. 만족한다”고 말했으나 “사람들을 잃고 있다. 필요한 만큼의 무기를 갖지 못했다. 만족할 수 없는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불평만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가자전쟁으로 한정된 서방의 자원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것을 어렵게 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고 밝히고 또 내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우려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 2년이 다돼가는 전쟁이 두 번째로 겨울을 맞으면서 러시아의 공습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우크라이나 군 지도자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러시아는 지난 25일 이란제 샤헤드 드론 75대으로 수도 키이우를 공격했다. 몇 달 동안 볼 수 없었던 대규모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이래서 겨울 전쟁이 힘들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름철 대반격전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더 빠른 전과를 원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불행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기가 충분히 지원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이 부족해 빠르게 진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빨리 목표를 달성할 만큼 충분한 힘이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포기하고 항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신념이 있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군사 지원에 대한 평가에 대해 미국이 “전에 없는 규모로” 지원했다고 반응했다.

그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가를 부정할 순 없으나 미국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 만큼은 확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정부가 더 지원하려 하지만 의회 공화당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몇 달 동안에 벌어진 긍정적 사례들도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무장이 앞서고 요새화한 적을 상대로 점진적으로 영토를 탈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흑해 함대가 점령지 크름반도의 방공망을 뚫고 사령부를 타격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힘이 약해졌다면서 러시아가 곡물수출협정을 철회했음에도 수출 항로가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에 집착하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면서 국내 무기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당한 예산이 무기 생산에 배정돼 있으나 현재의 생산량은 전황을 바꿀 정도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의 의지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군사적으로 자립한 우크라이나만큼 러시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 번 미국 방문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에서 미국 무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차관과 인가를 내 달라고 긴급 요청했었다. 그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면 이뤄낼 것이다. 아무리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일지라도 빠르게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자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했다. 그는 “관심이 줄면 도움도 준다. 관심을 최대한 끌기 위해 싸우고 있다. 관심을 끌지 못하면 미 의회에서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지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는 언제나 충격이다. 그건 충분히 안다”고 말했다.

미국인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가 약해지는 상황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퉁명스럽게 답하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스스로를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줄고 무기와 자금이 부족해 우리가 일어서지 못하면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침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면 미국 젊은이들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황이 교착되면서 서방이 휴전협상에 나서라는 압박을 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직 압박을 느끼지 못한다. 일부 목소리가 들리기는 한다”고 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정치적으로 고립하기 위해 전세계 각국이 최대한 참여하는 평화 회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때문에 내년 봄에 대선을 치를 수 없다고 밝혔다.

[하르키우=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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