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참상’ 다섯 아이 아버지 사진도 AI 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일 2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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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화제… “AI 생성 이미지”
프랑스 주재 中대사관도 공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이 다섯 아이를 데리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을 걸어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에 의해 조작된 사진으로 드러났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캡처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얼굴이 재범벅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남성이 겁에 질린 다섯 아이를 업거나 손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공격 받는 가자(Gaza_under_attack)’라는 해시태그(#)로 인스타그램에 등장해 큰 반향을 일으킨 사진이다. 같은 달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적지 않은 반(反)이스라엘 진영에서 이 사진을 예로 들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 사진이 증거라는 주장이었다. 주프랑스 중국대사관 또한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반이스라엘 여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2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 사진은 인공지능(AI)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굳이 AI 기술의 전문가가 아니라 해도 자세히 보면 조잡하게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몇몇 아이는 양 발의 모양과 크기, 두 발이 향해 있는 방향 등이 모두 제각각이다. 남성의 오른쪽 어깨 위에 올라탄 아이의 모습 또한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국제사회의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AI로 생성한 허위 콘텐츠가 잘못 쓰일 위험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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