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공기관 ‘위챗’ 사용 금지…中 “근거없이 탄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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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주요 공무원에게 지급한 휴대전화를 비롯한 정부 소유 전자기기에서 중국산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 위챗 사용을 금지했다. 국가안보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양국 정상이 공개 설전을 벌일 정도로 멀어진 캐나다와 중국 관계가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은 “중국 기업 텐센트 소유 위챗이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문제에서 허용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정부 소유 휴대전화 기기에서의 접근을 차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 설치된 위챗 앱은 즉시 제거하도록 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 뉴시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 뉴시스
중국 외교부는 캐나다가 증거도 없이 중국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캐나다 정부는 어떤 증거도 없이 ‘안보’,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력을 남용하고 특정 국가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챗은 민영기업이 운영하는 소셜 플랫폼”이라며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사업할 때 현지 법규를 준수하도록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갈등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캐나다가 2018년 12월 체포하고, 중국은 자국 내 캐나다인들을 구금하면서 본격화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언론은 “중국이 2019년, 2021년 캐나다 선거에서 캐나다에 사는 중국인 100만 명을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며 캐나다 반중(反中) 여론이 고조됐다. 선거 개입 의혹에 위챗을 활용했다는 의혹도 덧붙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전날 두 정상이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 문제를 논의했는데 일부 내용이 캐나다 언론에 공개된 사실을 두고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시하자 트뤼도 총리가 반박한 것이다. 올 5월에는 상대방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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