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프리고진 사망에 “조심하라 하지 않았나…놀랍지 않아”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8월 24일 09시 42분


코멘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GettyImages)/코리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GettyImages)/코리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간) 사망한 것과 관련해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에 따르면 휴가차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 머무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보고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물음을 받고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없다”며 “그러나 나는 그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 지난 1시간 30분 동안 운동을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프리고진의 신변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가 그 사람이라면 먹는 것을 조심할 것이다. 메뉴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중 누구도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프리고진이 사망했다는 CNN보도를 공유하며 “만약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누구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미국 국무부도 왓슨 대변인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당국은 이날 프리고진 등이 탄 바그너그룹 전용기가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던 중 트베리 지역에 추락해 탑승자 10명 전원이 숨졌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을 이끌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였다. 이후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에 대한 러 국방부의 탄약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며 군 수뇌부를 저격했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체결하도록 지시했으나 프리고진은 거부하며 지난 6월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반역 행위로 규정하며 “가혹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에서 푸틴 정권에 반기를 들었던 사람들이 의문사한 사례는 적지 않다. 푸틴 대통령이 배후로 의심되는 암살설은 2006년 6월 발생한 ‘홍차 독살 사건’이 대표적이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졌는데, 당시 찻잔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됐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