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스페인 휴양지 섬에서 대형 산불…수천 명에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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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18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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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스페인의 휴양지 테네리페섬에서 지난 40년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수천 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산불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에서 시작돼 협곡과 우거진 산림을 타고 군도 산타크루즈를 향해 번지고 있다.

AFP는 지금까지 3200헥타르(㏊) 이상의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고 전했다. 주민 3000여 명에게는 대피령이, 4000여 명은 대기질 악화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다. 대피소는 총 4곳 마련됐다.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나리아 주지사는 “이번 화재는 적어도 지난 40년 동안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생한 화재 중 가장 복잡한 화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염과 기상 조건이 (진압)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최근 테네리페섬은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토양이 바싹 마른 상태였다.

소방 당국은 불길을 잡기 위해 인력 400여 명과 항공·헬기 17대를 동원했다.

당국은 산불 발생지에서 22㎞가량 떨어진 스페인 최고봉이자 관광 명소, 테이데 화산에 대한 접근도 차단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테네리페 지역 산불로 피해를 본 분들, 특히 대피해야 했던 이재민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된 업무와 화재와의 싸움에서 엄청난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는 모든 직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유럽 국가 중 하나로, 올해 들어 7만1000㏊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타 폐허로 변했다.

지난 7월에도 인근 라팔마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4500㏊가 소실되고 2000명 이상이 대피해야 했다.

테레사 리베라 환경부 장관은 앞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베리아반도와 같이 기후 변화가 심한 곳에서 대형 화재는 기후변화가 가져온 고통스러운 위협 중 하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르셀로나 대학의 조프레 카니시에르 생태학 교수는 스페인·호주·캐나다 사례에서 목격한 산불은 앞으로 다가올 일의 ‘맛보기’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예방을 위한 우리의 역량을 늘려야 한다”며 “(화재 등 기후 재난에) 적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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