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세계 해수 평균온도, 20.96도로 2016년 최고 기록 경신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4일 2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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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엘니뇨 가장 강력했던 때…내년 3월까지 더욱 상승 우려
깊은 해저에 저장됐던 많은 열, 해수면으로 올라와 상승속도 커져

기후변화로 인한 온기를 흡수하면서 세계의 바닷물 온도가 최고 기록을 새로 세워 지구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BBC가 4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서비스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이번주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가 20.96도를 기록, 2016년의 종전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이는 이맘 때의 평균 해수 온도를 훨씬 웃도는 온도이다.

바다는 열을 흡수하고, 지구 산소의 절반을 생산하며, 날씨 패턴을 주도하는 등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 지구 온난화 가스가 더 많이 대기 중에 머물게 되며, 또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빙하의 녹는 속도를 가속화시켜 해수면을 더 많이 상승하게 만들 수 있다.

해수 온도 상승과 폭염은 또 물고기나 고래 같은 해양생물들이 더 시원한 물을 찾아 이동하게 해 먹이사슬을 뒤엎음으로써 어류자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상어와 같은 일부 포식 동물들은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혼란스러워져 공격적이 될 수 있다.

미 해양대기국(NOAA)의 의뢰로 멕시코만에서 해양 폭염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캐서린 레스네스키 박사는 “바닷물 온도가 마치 목욕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의 매트 프로스트 박사는 오염과 남획이 바다를 변화시킨다며 “우리는 역사상 어느 시점보다도 더 바다에 많은 스트레스를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한편 해수 온도의 최고 기록이 깨진 시기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의 서맨서 버지스 박사는 바닷물 온도가 가장 높을 때는 8월이 아니라 3월이라면서 “바닷물 온도가 8월에 최고 기록을 깼다는 것은 내년 3월 바닷물 온도가 얼마나 더 높아질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을 바다가 흡수하는 것이 이러한 해수 온도의 급속한 상승을 부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버지스 박사는 “화석연료를 많이 쓸수록 바다의 열 흡수는 더 커질 것이며, 바다를 안정시키고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최고 기록이 세워졌던 2016년은 가장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던 해였다. 올해도 역시 해수 온도를 상승시키는 엘니뇨가 나타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2016년에 비하면 올해의 엘니뇨는 아직 약하다고 말한다. 이는 앞으로도 몇달 동안 해수 온도가 더욱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에서는 지난 주 해수면 온도가 38.44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뜨거운 욕조물과 비슷한 온도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해양 열파는 1982년에서 2016년 사이 빈도가 2배로 증가했으며 1980년대 이후 더욱 강렬해지고 더 길어졌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깊은 해저에 저장됐던 열이 이제 해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해수 온도 상승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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