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객선, 해안 46m거리서 승객 쏠리며 전복, 26명 익사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8일 09시 09분


코멘트

마닐라 남쪽 비낭고난 출발, 탈림 섬 부근서 사고
불안한 승객들 한쪽으로 몰리며 침몰.. 40명은 구조

필리핀의 초만원 목조 페리선 한 척이 27일(현지시간) 갑자기 몰아치는 강풍에 놀란 승객들이 배 한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전복되어 최소 26명이 죽고 40명이 구조되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필리핀 해안경비대와 경찰은 27일 밤 생존자에 대한 구조 작업을 종결했지만 28일 날이 밝으면 다시 재개하갰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리살 주의 라구나 드 베이에서 침몰한 이 M/B 프린세스 아야 호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비낭고난 시 부두에서 출항해 탈림 섬 부근을 지나던 이 작은 배는 강풍이 몰아치자 이를 피하려던 있던 사람들이 한 쪽으로 몰리면서 배가 크게 기울며 뱃전의 현외 장치들이 부러져 나갔다. 이어서 잠시 뒤에는 배 전체가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

이번 사고는 해안에서 불과 46m 떨어진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 해주고 있다고 경찰과 해안경비대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리살주 경찰은 사고 직후 즉시 구조작전을 시작해 해안 경비대의 도움으로 사람들을 구조했지만 이미 최소 26명의 승객들이 익사했고 40명만 구조에 성공했다.

원래 이 배에는 승객과 선원 등 최대 42명이 탈 수 있지만 정원을 엄청나게 초과했다고 해안경비대의 아르투로 코르넬리오 대장은 말했다.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도 현재 확인 중이다.

타고 있던 인원 수는 사망자와 구조자 합쳐서 벌써 66명이 확인되었지만 그 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27일 태풍 독수리호가 스쳐 지나가면서 필리핀 북부에는 심한 강풍과 폭우, 우기를 맞은 장맛비까지 겹쳐 섬들 전체가 폭풍우 속에 놓여있었다.

필리핀 최대의 섬 루손에서 1주일 새 발생한 사망자는 이 날 침몰 사고로 인해 3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독수리호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주로 홍수와 산사태, 쓰러진 나무들 때문에 발생했고 수 천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필리핀 재난본부는 밝혔다.

독수리호로 인해 필리핀의 모든 항구에서는 25-26일 동안 선박의 출입항이 전면 금지되어 수 천 명의 승객들과 화물트럭들이 부두에 대기 중이었다. 날씨가 나아지면서 27일 출항 금지령이 일부 해제되자 승객들이 몰려 초만원을 이뤘다.

사고 선박도 비낭고난에서 출항 허가가 떨어진 직후에 출발했다고 해안경비대의 아라만드 말릴로 사령관은 말했다.

필리핀은 태풍과 폭우 등 자연 재해가 많은데다 노후 선박과 정원 초과 승선 등 안전규정 위반이 많아서 해난 사고도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1987년에 여객선 도나 파스호가 대형 유조선과 충돌해서 4300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것은 평화시 세계 최악의 해난 사고 희생자 신기록으로 남아있다.

올 해에도 여러 차례 소형 여객선의 화재 등 해상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마닐라( 필리핀)=AP/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