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옛 ‘충복’ 前법무장관 “혐의 반만 사실이어도 끝장”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2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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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바 "트럼프 정치적 희생양 아냐"
"국가 최고 민감 비밀 일부…권한 없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2년 가까이 법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이 문건 유출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해 혐의 내용의 절반만 사실로 인정돼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 전 장관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해 “만약 (기소 내용의) 절반 내용만 사실이라도 그는 끝장나기 십상”이라며 “기소 내용이 매우 상세하며 매우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검찰의 기소에 마녀사장이자 정치적 공격의 희생양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점을 두고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바 전 장관은 “과거에 그가 (정치의) 희생양이었던 것은 맞다. 그의 정적들은 가짜 주장에 근거해 집요하게 그를 추적했던 것이 맞다”면서도 “그가 희생자였을 때 나는 그를 옹호해왔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다르다. 그는 희생양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러한 문건을 가져갈 권리가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해당 문건들은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가장 민감한 비밀들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바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9년 2월 미 법무장관에 임명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복이었지만 지난 대선 이후 부정 선거 증거가 없다고 밝힌 뒤 이에 격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 의해 경질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간첩법 위반을 비롯해 사법 방해, 기록물 훼손 내지 위조, 거짓 진술 등 혐의로 지난 8일 기소됐다. 미국 전직 대통령 중 연방 범죄로 기소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미국 연방 검찰이 공개한 49쪽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정보 고의 보유 관련 혐의 31개 등 총 37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8월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에서 총 102건의 문건을 발견했는데, 27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75건은 창고에서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최고 기밀(Top Secret)’에 해당하는 문건이 17건에 달했으며, 그 아래 단계인 ‘비밀(Secret)’에 해당하는 문건이 54건, ‘기밀(Confidential)’에 해당하는 문건이 31건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 문건에는 미국의 핵 무기 관련 내용, 백악관 정보 브리핑, 외국 정부의 군사 활동에 관한 내용, 외국의 군사력 관련 정보, 외국 정상과 소통한 내용, 미국 군사 비상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관 중인 대통령 기록물을 반환하라는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건 보유 사실을 숨기려고 한 정황도 있다고 보고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기민 문건들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것은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 관계, 미군 안전 및 인적 자원, 민감 정보 수집 방법의 지속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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