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만 문제에 美·中과 ‘거리두기’…“전략적 자율성 재확인”

  • 뉴스1
  • 입력 2023년 4월 10일 08시 37분


최근 차이잉원 대만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대만해협에서 긴장감이 고조하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유럽이 미국이나 중국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독립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을 주장했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가장 나쁜 것은 우리 유럽인들이 이 주제(대만 문제)에 대한 추종자가 되고 미국의 리듬이나 중국의 과잉 반응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견해가 미국과 겹치는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하지만 그것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것이든, 중국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든, 제재에 관한 것이든 우리는 유럽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진영 대 진영의 논리에 빠지고 싶지 않다. 유럽이 세계의 무질서와 우리의 것이 아닌 위기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3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중재라는 명분으로 방문했으나, 양국 간 큰 계약이 오고가며 실리 외교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대만 해협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 상태를 바꾸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대만 총통의 방미와 외교 정책 문제가 유럽인들에 의해 제기된다는 사실에 매우 분노했다고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방미 중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난 것에 반발하며 군함과 항공기를 대만 인근에 배치하는 등 무력 시위를 이어간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만 문제 외에도 유럽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초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 우리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시간이나 자원이 없을 것이며, 속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은 마크롱 대통령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목표다.

폴리티코는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은 마크롱 대통령의 전략적 자율성 개념을 열렬히 지지했고, 중국 관리들은 유럽 국가들과의 거래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언급했다”며 “중국 당 지도자들과 이론가들은 서구가 쇠퇴하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으며, 대서양 관계의 약화가 이러한 경향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이 대만과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에 대해 더 솔직하게 말했지만, 인터뷰가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 의해 사전 점검되는 과정에서 일부 교정됐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