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독살시도 다룬 ‘나발니’…오스카 다큐상 수상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3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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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정적’이자 러시아 반체제 지도자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사건을 다룬 영화 ‘나발니’(Navalny)가 12일(현지시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장편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나발니’는 나발니의 정치적 부상과 독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뒤 감옥에 갇히는 과정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HBO맥스와 CNN필름이 공동제작하고 캐나다 출신의 영화감독 대니얼 로허가 연출했다.

로허 감독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오스카 시상식 무대에 올라 나발니와 전 세계 모든 정치범들에게 이 영화를 헌정한다고 밝히며 상을 수락했다. 그는 나발니를 향해 “세상은 독재자와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당신의 중요한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복역 중인 남편 대신 시상대에 올라 “남편은 진실을 말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며 “당신(나발니)이 자유로워지고 우리나라가 자유로워지는 날을 꿈꾸고 있다. 힘내라, 내 사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해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돼 다큐멘터리 관객상과 영화제 최고 인기상을 차지했다. 영화는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아 지난 2월 제76회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시상식에서도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나발니의 딸 다리아 나발나야는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나발니는 여전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종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나발니가 풀려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러시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수도 모스크바로 비행하던 중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듬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현재 사기, 법정 모독, 가석방 위반 혐의 등으로 총 11년6개월 형을 선고 받고 현재 모스크바 인근 제2교도소(IK-2)에 수감돼 복역하고 있다. 이곳은 러시아에서 악명 높은 4대 교도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등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를 표적으로 삼아 독극물로 암살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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