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겨냥 “외부세력 간섭과 대만 독립 활동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3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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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대만 문제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 활동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대만 통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13일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폐막 연설에서 “조국 완전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전체 중화 자녀의 공동 염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외부 세력의 간섭’은 대만해협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에 무기 판매를 허용하고, 군 훈련을 지원하는 미국의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견지해야 한다”며 “흔들림 없이 조국 통일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뜻한다. 반중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92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방력 강화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효과적으로 수호하는 ‘강철 만리장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 특히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당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당이 강해져야 국가가 강해진다”며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강대국 건설을 위해서는 중국공산당 당중앙의 통일되고 강력한 지도력을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중국을 공산당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앞서 시 주석은 이번 전국인대에서 최측근을 총리 등 주요 보직에 앉히면서 ‘1인 체제’를 완성했고, 당정 조직개편을 통해 당의 권한을 대폭 강화시켰다. 그는 연설 초반에 “국가주석이라는 숭고한 직책을 세 번째로 맡게 됐다”면서 “내 어깨에 놓인 무거운 책임”이라고 말해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첫 3연임 국가주석에 오른 부담감을 에둘러 드러내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날 폐막 연설은 글자수로 1800여 자에 불과했다. 집권 2기 정부가 출범했던 2018년 당시 전국인대 폐막 연설은 4800여 자였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짧은 연설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냈다”면서 “시 주석 중심으로 권력 집중이 완성됐기 때문에 연설을 길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의 복심’으로 불리는 리창(李强) 신임 총리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국내총생산(GDP) 5% 안팎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중국은 목표 달성을 위해 개혁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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