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회담 전세 역전?…관세 잃은 트럼프 vs ‘대두 구입’ 쥔 시진핑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2일 21시 03분


동아DB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이번 판결이 3월 말~4월 초 중국 방문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싱가포르 매체 롄허조보 등이 22일 전망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또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미국에 이미 낸 관세의 환급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베이징의 한 정치학자는 SCMP에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졌다”며 중국 당국은 여유롭게 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에 일격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이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우신보(吳心伯)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롄허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산 대두 구입’ 카드를 쥔 중국이 (미중 무역 협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라고 진단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추가 대두 구입은 꼭 필요하다. 미국의 대두 주산지인 아이오와주 등은 집권 공화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선거 승리를 위해 이 지역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 우 교수는 “브라질산 대두보다 비싼 미국산 대두를 중국이 사도록 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기술 관련 규제 완화, 대만 의제 등에서 중국에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각국에 15%의 대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 등을 근거로 추가 관세를 도입하려 한다면 중국, EU와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1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독일 기업들이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 EU 회원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1~2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니콜라 포리시에 프랑스 무역장관은 미국이 관세 환급에 미온적이거나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 할 시 “EU는 필요한 모든 적절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U가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ACI가 발효되면 미국 기업의 EU 공공입찰 참여, 직접 투자 등이 제한된다.

다만 일본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위한 근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섣부른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약 794조 원)를 예상대로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시진핑#미중회담#관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