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미사일, 풍선 단번에 못 맞히고 호수로 풍덩…美탑건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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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5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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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영공을 날던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공군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다. 킹스타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영공을 날던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공군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다. 킹스타운=AP/뉴시스
미군 F-16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서 비무장한 미확인 비행체를 한 번에 격추하지 못해 미사일 1기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지난 12일 발사된 첫 미사일이 표적을 빗나갔다. 이 미사일은 바로 호수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이날 빗나간 미사일에 대해 “해를 끼치지 않고 호수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 12일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 약 6000m에서 공군 F-16 전투기가 AIM-9 공대공 미사일로 ‘8각형 구조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 본토 곳곳에서 비행체가 발견돼 이를 격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당국은 이들 비행체를 격추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마지막 격추 대상이었던 휴런호 상공 비행체를 못 맞춘 사실은 발표에서 제외했다.

AIM-9는 발사되는 모습이 마치 뱀이 꿈틀대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이드와인더’(방울뱀 일종)라고도 불린다. 가격은 1기당 최소 40만 달러(약 5억 원)다.

미군이 이 미사일을 두 번이나 발사해야 했던 문제의 ‘8각형 구조물’은 안보 면에서 큰 위해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상업·연구단체와 관련된 완전히 무해한 풍선일 수 있다”며 “이 가설이 가장 유력한 설명”이라고 했다.

AFP통신은 미사일이 빗나간 소식을 전하면서 “전투기 파일럿이 포효와 함께 거의 50만 달러짜리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던 순간은 (영화) ‘탑건’보다는 ‘어이쿠’에 가까웠다”고 표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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