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엔 마라탕 가게…中비밀경찰서 지목된 뉴욕 6층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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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3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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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건물(좌측 두 번째 유리벽 건물). 구글맵 캡처
중국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건물(좌측 두 번째 유리벽 건물). 구글맵 캡처
중국이 해외에 비밀경찰서를 설치해 반(反)정부 성향 중국인을 감시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향우회 간판을 단 건물이 중국의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가을 뉴욕 브루클린 연방 검찰과 함께 중국 비밀경찰서로 추정되는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는 6층 건물을 압수수색했다.

이 건물 1층에는 마라탕 간판이 붙어 있다. 건물 내 안내판에는 침술원과 회계법인 등 입주 업체들의 명단이 적혀 있는데, 중국 경찰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층만 공란이다. 다만 해당 층 유리 벽에는 중국 푸젠성의 창러 향우회를 의미하는 ‘미국창러공회’라는 시트지가 부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창러공회는 2013년 ‘푸젠성 출신 중국인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결성됐으며, 2016년 130만 달러(약 16억 원)에 사무실 공간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러공회는 지난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에게 정치헌금을 모금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뉴욕 퀸스에서 요식업체를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루지안션 창러공회 회장은 당시 직접 4000달러(약 500만 원)를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의 주미중국대사관은 창러공회와 관련해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을 돕기 위한 장소”라며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중국의 경찰관들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해 11월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비밀경찰서 의혹에 대해 “그 경찰서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와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중국의 해외 도피 사범 송환 작전인 ‘여우사냥’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클린 검찰은 지난해 10월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그의 아들을 협박해 귀국시키려 한 7명의 중국인 국적자를 기소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뉴욕 경찰(NYPD)에 합동 교육을 제안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FBI는 중국 경찰이 NYPD와의 합동 교육을 빌미로 미국에서 협박과 감시 등 불법행위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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