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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푸틴 바보” “LG 아니면 삼성TV?” 러시아 병사들 통화 도청해 보니…

입력 2022-09-29 17:08업데이트 2022-09-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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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바보다.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길 바라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러시아군 237공정연대 위생병 알렉산드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바보(fool)’라고 부른 이 내용은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 공개한 러시아 병사들 통화 녹음 파일의 일부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도청한 병사들 통화 내용 녹음파일 수천 개에는 올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최전선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이 가족 친구 등에게 전하는 전장의 열악함과 불만, 잔혹함 등이 담겼다. NYT는 두 달여 동안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대조해 파일 속 군인들과 그 가족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차 대학살’이 벌어진 3월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 주둔한 병사들은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고 얘기했다. 알렉산드르는 친척에게 “도로에 부패한 민간인 팔다리가 널브러져 있다”고 말했다. 병사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길 가는 민간인을 보면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난 이미 살인자가 됐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는 부인에게 “한 집에서 금고를 열었는데 520만 루블(약 1억3000만 원)이 있었다. (러시아 도시) 오렌부르크 아파트를 알아보라”고 말했다. 부인이 “돈을 돌려놔라”고 하자 “미쳤어? 아파트 한 채가 지금 내 주머니에 있다”고 했다.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어떤 TV를 갖고 싶어. LG 아니면 삼성?”이라며 “이미 두 놈은 침대만한 TV를 챙겼다”고 실토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식량 부족과 추위에 시달리며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분노는 푸틴을 향했다. 병사 예프게니는 친구에게 “10일째 건조된 전투식량만 받고 있는데 이마저도 벌써 다 먹었다”고 했다. 병사 바딤은 부인에게 “이 망할 군인, 당장 그만둘 거다. 내 자식은 절대 군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 언제 이 전쟁을 끝낼 건가. 엿 먹어라”고 하는 병사도 있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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