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패전 77주년 추도식서 반성 단어 없이 “전쟁 반복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5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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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7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쟁 가해국으로서 책임이나 반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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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는 이날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 사회와 힘을 합치면서 다양한 과제 해결에 전력으로 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지난달 피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부터 일본 정부가 패전일에 사용하는 용어로 안보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자위대 강화, 방위비 증액 등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사히신문은 “역대 총리가 ‘깊은 반성’ ‘애도의 뜻’ 등으로 언급해 온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가해 책임은 올해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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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德仁) 일왕은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 아키히토(明仁) 상왕이 패전 70주년인 2015년부터 밝힌 ‘깊은 반성’이라는 언급을 올해도 이어갔다.

이날 기시다 내각에서는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극우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 담당상, 아키바 겐야 부흥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현직 각료의 참배는 2020년 이후 3년 연속 이어졌다. 하기우다 고이치 집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등도 야스쿠니를 찾았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등의 위패가 합사돼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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