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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국제

유럽 의회, 택소노미에 원전·천연가스 포함하기로 결정

입력 2022-07-07 10:30업데이트 2022-07-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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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유럽연합 의회)가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를 지속가능한 녹색 분류 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포함하기로 한 유럽연합(EU) 집행의원회의 결정을 6일(현지시간) 지지하기로 했다.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사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투표한 의원 639명 중 328명이 찬성, 278명 반대, 33명이 기권했다.

이에 따라 EU 27개 회원국 중 20개국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가 들어간 택소노미가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택소노미는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성이 없는 ‘분류체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럽의회의 이번 결정은 각국의 경제적 이익 등이 반영됐다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

◇원자력·천연가스는 ‘과도기적 에너지’…첫 발표선 빠졌다가 최종안엔 포함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한 투자는 Δ전력 1킬로와트시(kWh)를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270g 미만이거나 Δ20년 동안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550kg을 초과하지 않거나 Δ2030년까지 건설 허가를 받아야 하고 Δ2035년까지 재생 가능 또는 저탄소 가스로 전환할 계획이 있어야 녹색으로 분류된다.

원자력 발전소는 2045년까지 건설 허가를 받고, 환경과 수자원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녹색 라벨을 받을 수 있다.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EU가 지난 2020년 6월 처음 발표했다. 첫 발표 당시 천연가스와 원자력발전은 택소노미에 포함되지 않아, 이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천연가스 발전 시 메탄이 배출되는데, 메탄의 온실화 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0배에 이른다. 원자력발전에도 방사능폐기물 처리라는 문제가 있어 택소노미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EU는 지난해 12월 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를 포함한 데 이어 지난 2월 이 초안을 확정했다. 완전하게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더라도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과도기적 에너지’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럽의회 상임위원회 두 곳(경제통화위원회와 환경보건위원회)은 지난달 15일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76표·반대 62표로 통과시킨 바 있다.

◇’진짜 녹색 아냐’vs’탈탄소 과정에 필요’…의견 분분


EU 회원국들은 각 국가의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체코의 경우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체코는 2020년 기준 전력 생산의 36.9%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력의 70%를 원자력 에너지에서 얻는 프랑스 역시 체코와 함께 EU 집행위원회 결정에 동의했다.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것이 탈탄소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움이 된다면 이번 결정은 정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파스칼 캉팽 유럽의회 환경위원회 위원장은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유럽에서 가능한 한 빨리 석탄을 없애는 것”이라며 “가스는 석탄을 대체하는 ‘전환’ 시기에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대표적인 국가인 독일은 원자력을 택소노미에 포함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독일 투자청의 토마스 리히터 최고경영자(CEO)는 “원자력 에너지와 천연가스를 녹색으로 분류하는 것은 정치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유럽의회가 이 두 에너지원을 녹색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레오노어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에너지 장관은 “원자력 에너지와 가스가 지속 가능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이의를 제기할 준비를 마쳤고, 룩셈부르크가 우리와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데, 유럽의회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을 강화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온 유럽기후재단은 성명을 통해 “유럽의회는 막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대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투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로렌스 투비아나 유럽기후재단 CEO는 “정치와 기득권이 과학을 이겼다”며 “택소노미는 그린 워싱을 방지하는 초기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린 워싱이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것은 그린워싱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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