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설리번·中양제츠, 룩셈부르크 전격 회동…北·대만 등 논의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4일 0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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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룩셈부르크에서 전격 회동했다. 양측은 북한을 비롯해 최근 양국 간 긴장을 고조한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설리번 보좌관과 양 국원이 룩셈부르크에서 4시간 반에 걸쳐 회동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이번 회동이 “개방된 소통 라인을 유지함으로써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려는 노력을 반영한다”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미·중 관계 주요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및 세계 안보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나눴다. 행정부 당국자는 “양측은 두 국가 사이의 역학을 각자 어떻게 바라보는지 관점 교환을 포함해 미·중 관계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조하는 북한 핵실험 우려에 관해서도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은 이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중대한 일련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의) 거부권, 그리고 잠재적인 핵실험 준비에 관해 우려를 제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의 역사를 보유한 분야”라며 “설리번 보좌관은 이 분야가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야 하는 분야라고 믿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국과 협력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회동에서는 대만 문제도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의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과 원칙적 입장, 대만해협에서의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 및 경로에 관한 우려를 되풀이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보장 및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라는 기존 입장도 강조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대만해협은 국제수역이 아니다’라는 중국의 주장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대화의 특정 부분에 관해 세부적으로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번 통화는 지난 5월18일 설리번 보좌관과 양 국원 간 통화 후속 조치 차원에서 마련됐다. 미국은 중국과 소통을 통해 경쟁이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지난주에는 양국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첫 대면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행정부 당국자는 향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 가능성과 관련, “설리번 보좌관과 양 국원 모두 모든 급에서 개방된 소통 라인을 유지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며 “향후 몇 달 동안 추가적인 회담들이 있으리라고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특별하게 계획된 게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특별한 합의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런 통화를 통해 양국 관계에서 소통 오류와 잘못된 해석 등을 줄여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책임 있고 건강한 방법으로 관계를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다.

한편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최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 이후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 및 기자회견을 통해 자국 핵 정책이 ‘자위·방어’에 해당하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집단을 구축해 갈등을 일으킨다고 비난한 바 있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미국은 중국의 공격적인 핵 확장과 현대화에 관해 확실히 우려한다”라며 “이는 우리가 비공개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오랜 이해관계를 보유했다”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계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재차 논의됐다. 행정부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은 민주적이며 독립적이고 주권적이자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보고자 하는 미국의 결의를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관해서도 재차 우려를 전했다고 한다.

[워싱턴·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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