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후방 기반 시설 공격 확대…서방 무기 지원 차단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8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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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보급선을 차단하기 위해 후방 기반 시설 공격에 나서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서 철도망, 주요 다리, 연료 저장고 등 군사·경제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서부 주요 도시 르비우를 포함해 중부와 서부에 있는 철도시설 5곳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한 철도 시설 공격 중 최대 규모였다.

올렉산드르 카미신 우크라이나 철도청장은 “피격된 시설을 전면 수리하려면 몇 달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연료 저장고와 다리도 주요 공격 목표로, 러시아군은 지난 26일과 27일 오전 오데사와 우크라이나 남서부를 잇는 핵심 철교와 도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군의 내륙 기반 시설 공격 확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전선으로 보내지는 서방 지원 무기 수송 속도를 지연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곡물 등 상품 수출을 막아 우크라이나가 전쟁 자금을 조달할 수 없도록 방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남부 흑해를 통한 해상 교역이 어려워지자, 우크라이나는 물자 수송 대부분 육로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기반 시설 공격을 감시 중인 한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당초) 서방이 중화기 보급품을 제공할 것이라 믿지 않았고, 인제서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서방 무기와 우크라이나 전투 경험 결합은 우리에게 큰 이점”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슈투푼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우리가 파트너 국가로부터 무기를 지원받는 걸 막기 위해 군사 및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최근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서방 지원) 무기들은 합법적인 러시아 군사 목표물이다”라며 “우크라이나 서부 저장 시설은 최소 1번 이상 표적이 됐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군 보급선 차단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영토와 우방 벨라루스 연료 저장고와 철로 등에선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격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군의 군사 자원 규모나 공중전 역량을 고려할 때, 내륙 기반 시설 공격전에선 러시아가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공을 전면 장악하고 있진 않지만 비행기나 드론, 헬기 등을 이용해 쉽게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육상 교통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트레이시 저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분쟁·안보 교수는 “철도는 기존에도 (우크라이나) 수출에 있어서 중요했지만, 항구 접근성이 제한된 만큼 중요도가 훨씬 커졌다”며 “군사 노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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