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현관문 강제로 열고 90대 할머니 끌어낸 中공안…격리시설로 보내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2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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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92세 노인을 격리시설에 보내려고 공안이 집 출입문을 열어 강제로 끌고 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일 새벽 2시께 92세 할머니가 사는 중국 상하이의 한 주택단지에 공안이 찾아왔다. 공안은 집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 대답이 없자 자물쇠를 강제로 열고 들어가 침대에서 잠을 자던 할머니를 깨웠다.

공안은 이 집에 살던 92세 할머니와 74세 아들을 격리시설로 데리고 가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기록에 의하면 이들은 5일 전인 지난 14일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공안은 할머니가 동행을 거부하자 침대에서 강제로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할머니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두 사람 모두 열은 없고 약간의 기침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자연 치유돼 신속항원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집에 머무르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공안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손녀 즈예가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겪은 일을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공개하면서 충격과 분노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상하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전직 언론인 즈예는 웨이보에 “냉혹한 잔인함과 폭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공안을 비판했다.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상하이 지방정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두 노인을 심야에 격리시설로 데리고 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상하이 당국은 “공안과 주민 위원회는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자물쇠 수리공에게 집 문을 열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노인은 공안 간부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송에 동의했으며 차에 타기 위해 자발적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 중국 누리꾼들은 고령의 부모나 조부모가 의약품 등 필요한 장비 없이 격리시설로 끌려가는 것이 다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즈예는 CNN과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중국 당국이 상하이에서 오미크론 변이 차단 명목으로 강도 높은 봉쇄령을 실시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상하이 당국은 방어 구역 밖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양성자들을 병원이나 격리시설로 옮기고 있다.

상하이 당국이 강도 높은 방역을 실시하면서 시민들은 식료품이나 의약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이후 상하이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43만명을 넘어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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