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끝이 이럴 줄 상상도 못해”…우크라 할머니의 눈물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6일 01시 04분


코멘트
“내 최후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 거주 중인 리디아 할머니는 올해 86세를 맞았다. 그는 매일 러시아군의 포격 중단을 기도하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CNN은 15일(현지시간) 최전선 마을인 도네츠크 아우디이우카에 거주 중인 리디아 할머니 사연을 전했다.

할머니를 직접 만난 CNN의 클라리사 워드는 “전기가 없어 너무 어둡고 포격이 있을 때는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생활 중이다. 포격을 피해 지하층으로 내려와 외부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취재진을 만난 할머니는 “나는 내 끝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장례식을 치러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여기서 죽을 수도 없다”고 보탰다.

그는 “아마도 더 나빠질 것”이라면서도 “진짜 사람들을 보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헤어질 때는 취재진과의 작별을 아쉬워했고 워드 기자의 손을 잡고, 자기 뺨에 비비기도 했다.

리디아 할머니는 아직 동네에서 대피하지 못했다. 그를 포함해 다른 노인 및 장애인을 방문하며 식료품을 지원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할머니에게 꼭 대피시켜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할머니를 대피시킬 수 있는 단체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이우카 마을 주민들은 지난 8년 동안 도네츠크 지역 최전선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의 포격 소리에 익숙해져 있지만, 러시아 침공 이후의 경험은 전에 없던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가 진행되는 중에도 CNN 취재진의 머리 위에는 미사일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 상황에서 울고 있는 한 노인이 취재진을 향해 다가와 집에 돌아갈 것을 권했지만 그는 자신이 사는 곳은 더 많은 포격이 있어 피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부터 전날인 14일 자정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1982명, 부상자는 2651명 등 총 4633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우디이우카 마을이 속해있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만 716명의 사망자와 1331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