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4년만에 美 핵무기 재배치 움직임…“보관시설 개선 착수”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3일 1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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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자국에 배치했던 미국 핵무기를 철수했던 영국이 14년 만에 이를 재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최근 2023 회계연도 국방 예산안에 명시한 ‘특수 무기’ 보관을 위한 인프라 투자 진행국 명단에 영국을 포함시켰다.

2023년 예산 요청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터키의 (핵무기) 저장소에 있는 보안 조치, 통신 시스템,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3억8400만 달러(약 4708억원) 규모 13개년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고 있다”고 명시했다.

전술·전략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B61 핵무기 100기가 배치된 벨기에, 독일, 이틸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5개 국가 외에 영국에서도 핵무기 보관시설 개선 작업이 진행 중임을 알린 것이다.

이를 처음으로 알린 한스 크리스턴슨 미국과학자연맹(FAS)의 핵정보 프로젝트 담당국장은 핵무기 보관시설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008년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 있던 B61 핵무기를 철수시켰다.

당시 핵무기 보유국들이 군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폭격기에서 투하하는 항공폭탄인 B61이 군사적으로 효용을 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핵 위협,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현대화 프로그램에 사라졌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영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예정돼 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취소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과 러시아 간 핵 긴장이 더 고조되는 것을 경계했다.

영국 국방부는 미국 핵무기 재배치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영국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해 핵탄두 보유량을 260개로 40% 가량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핵탄두 보유량 증가는 냉전 이후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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