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민간인공격불구 평화회담 추진할 것”-AP인터뷰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0일 07시 50분


코멘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AP통신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러시아가 민간인들을 공격해 전 세계를 경악시키고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화를 위한 노력을 속도있게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는 동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52명 이상이 죽고 수백명이 다친 뒤에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세계에 동부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 공세가 임박했다며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다시 한번 호소한 직후이다.

젤렌스키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를 함락시키는데 실패하고 철수한 이후로 러군의 민간인 학살 증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이것이 전세계에 알려진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누구라도 내 나라에 이처럼 고통과 살인을 안겨준 사람이나 상대국과 협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나 역시 남편과 아버지로서 그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협상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 아직 외교적 해결의 기회가 있다면 이것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그는 AP기자 예브게니 말로레트카에게 말했다.

이제는 그의 전시지도자의 상징이 된 국방색 셔츠를 입은 젤렌스키는 눈에 띄게 지쳐보였지만, 이를 견뎌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활기있게 말했다.

AP기자와 인터뷰한 곳은 모든 창문과 입구에 높은 모래주머니를 쌓고 중무장한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대통령 집무실앞 공간에서였다.

“우리는 싸워야만 하지만, 이건 살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사람들도 없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폐허의 잿더미를 얻기위해 싸울 수는 없다. 그러니까 전쟁을 멈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그는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군이 사력을 다해 지키고 있는 지역에 대대적인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젤렌스키는 현재 마리우폴이 “ 이 전쟁의 심장” 역할을 하면서 우크라이군이 적군의 가장 많은 병력을 묶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직 싸우고 있다. 우리는 강하고, 아직 퍼덕인다. 이 것 조차 멈추면, 우리는 약세에 놓일 것이다”라면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6주이상 끔찍한 참변을 당하고 있지만 결국은 평화를 쟁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러군 철수 이후 키이우 주변 도시들의 거리와 광장에서 대형 집단 매장 무덤들이 발견되고 키이우 교외의 부차에서 대량 학살의 증거가 나온 뒤에 우크라이나와 서방국가들은 앞다퉈 러시아를 전쟁범죄자로 규탄했다.

러시아는 부차의 학살현장이 조작된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고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살상용 대형 폭탄으로 공격해 수백~ 수 천 명의 피난민을 살상한 것도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은 평화를 원하지만 지금까지의 평화협상이 푸티 러시아대통령을 제외한 하위급 회담에만 그치고 있어서 신속한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과 서방국가들로 부터 받은 무기와 장비, 기타 보급품이 전세를 뒤집는데 충분한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멀었다”고 영어로 대답했다. “ 물론 충분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으로부터 지원품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미국 무기의 공급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만 해도 젤렌스키가 러시아의 미사일과 전폭기들의 “하늘 길을 막아달라”고 호소한데 대해 유럽연합 회원국인 이웃 슬로바키아가 구소련시대의 S-300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기증해왔다.

일부 지원물품은 유럽 정상들의 키이우 방문시 함께 들어왔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오스트리아는 아직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을 끊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유럽연합의 대 러시아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은 부차 학살사건의 사진들이 공개된 뒤 제재를 더 강화해 푸틴의 딸들까지 개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유럽연합은 처음으로 러시아산 석탄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그 동안 실패했던 러시아 자금원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금지의 실패를 일부 보상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발전소와 제조업체의 동력을 의존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덴 유럽연합집행위원장도 8일 예고 없이 각각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장기적 지원과 유럽연합 조기 가입허용등을 약속했다.

젤렌스키는 서방이 약속한 무기가 좀 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남의 탓만 할 수는 없다며 자기 성찰의 모습을 보였다.

“ 우리는 남에게서 해답을 구할 수 없다. 나 자신에게서 해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우리가 그들 국가 정상들에게 제대로 믿음을 줄수 있었는지, 우리를 믿게 만들기 위해 충분히 노력을 했는지…”라고 말하며 고개를 흔들어보였다.

“우리는 지금 이순간, 바로 이 곳에서 최선의 존재인가, 그걸 누가 알겠는가… 각자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