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하르키우서 철수하면서 신형 대인지뢰 설치…“민간인 표적 살상”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7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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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 주변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겨냥해 움직임을 감지, 폭발하는 신형 지뢰를 설치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사진을 검토한 뒤 우크라이나 폭발물 처리반이 지난 주 하르키우에서 POM-3라는 이름의 지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구형 지뢰는 일반적으로 밟거나 인계철선을 건드릴 때 폭발하지만 POM-3는 진동감지센서가 장착돼 사람이 접근하는 발자국 진동에 반응해 폭발하며 사람과 동물 발자국 움직임을 구분할 수 있다.

대인지뢰 사용에 반대해온 인도주의 단체들은 POM-3 지뢰가 우크라이나에서 불발 지뢰를 찾아내 제거하는 작업을 크게 위험하고 어렵게 만들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의 지뢰 등 폭발물 제거재단인 할로트러스트(HALO Trust) 책임자 제임스 코완은 “이 지뢰는 대처방법이 없어 크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2016년부터 돈바스지역에서 불발탄 제거작업을 해왔다.

코완은 “멀리 떨어져서 이 지뢰를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을 확보하기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군 및 민간 폭발물 처리기술자 사이트 CAT-UXO에 따르면 POM-3 지뢰는 일반적으로 로켓으로 발사돼 낙하산으로 지상에 떨어진 뒤 바닥에 달라붙는다.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면 소형 폭발물이 떠오르면서 폭발해 15m 반경 이내의 사람을 살상할 수 있다.

영국 예비역 소장 출신 코완은 돈바스에서 폭발물 제거작업을 해온 4430명의 우크라이나인 직원들이 지난 2월말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해 폭발물 제거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국에서 폭발물 제거작업을 하는데 25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점령을 굳히기 위해 이동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왔으며 이는 POM-3와 같은 무기가 더 많이 사용될 수 있음을 뜻한다.

코완은 “전쟁이 교착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참호를 파고 있다. 러시아군이 지뢰를 대규모로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지역 인명보호조직인 HALO는 전세계에서 1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도 현재까지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국제 단체중 한 곳이다. 코완은 우크라이나에서 폭발물 제거작업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숫자만큼의 인력이 투입돼 10년 동안 작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인지뢰가 사용되면 전쟁이 끝나 뒤에도 한참동안 지뢰로 인해 숨지거나 불구가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우크라이나는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했으며 대인지뢰 재고를 제거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이 조약에선 차량이 지뢰를 밟거나 근처를 지날 때 폭발하도록 돼 있는 폭발력이 월등히 큰 대전차지뢰와 차량 파괴용 급조폭발물(IED) 사용은 금지돼 있지 않다.

패트릭 레이히 미 상원의원은 “전쟁이 끝나도 이어진다. 표적은 분명 민간인이며 주로 인명을 구하는 의료지원이 힘든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라. 러시아가 사람들 집은 물론 어린이 놀이터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에 지뢰를 설치하고 있다. 그건 지뢰로 테러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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