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에 반도체 등 금지품목 파는 中기업 찾아내 문닫게 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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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에 ‘세컨더리 보이콧’ 경고… 러 하원의원 328명 전원 제재
‘유럽 도착’ 바이든, 대러 제재 협의… 동유럽 나토군 10만으로 2배 증강
러의 화학무기 사용 대비책도 의제… 러 가스 수입중단 계획 오늘 발표

나토 정상과 나란히 선 바이든 24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전 각국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첫 줄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부터)가 보인다. 이날 브뤼셀에서는 나토에 이어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잇달아 열려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 제재 등이 논의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및 EU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원을 호소했다. 브뤼셀=AP 뉴시스
나토 정상과 나란히 선 바이든 24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전 각국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첫 줄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부터)가 보인다. 이날 브뤼셀에서는 나토에 이어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잇달아 열려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 제재 등이 논의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및 EU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원을 호소했다. 브뤼셀=AP 뉴시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반도체 등을 러시아에 파는 중국 기업을 찾아내 ‘문을 닫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연달아 참석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비롯해 동유럽 군사력 증강,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 하원의원 328명 전원의 미 입국을 금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등 러시아 압박 수위를 대폭 높였다.
○ 美, 中에 세컨더리 보이콧 경고
바이든 미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에 동행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금융지원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 제재를 약화시키거나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중국에 우려를 전달했다”며 “G7 제재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제재를 약화시키는 조치에 대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통제와 관련해 러시아에 금지된 물품을 공급하는 중국 기업이 있는지 찾고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시도가 일어날 수 없도록 보장하는 대응책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거래가 미국 등 G7이 부과한 수출통제 조치에 저촉되는지 이미 감시, 조사하고 있으며 확인되면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정부나 기업, 은행을 제재하는 것)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 미국은 지난달 24일 군수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항공, 센서·레이저 등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결제망 퇴출 제재를) 우회해 금융결제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G7과 이에 대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 칩을 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해 근본적으로 문을 닫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미·유럽 “러 가스 수입 완전 중단 논의”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24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29개 회원국 정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인근 동유럽 나토군을 2배로 증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에 4개의 나토 전투부대를 새롭게 배치하는 내용이다.

현재 약 4만 명의 나토군이 이들 국가 국경지대에 분산 배치돼 있어 증강 시 나토군은 10만 명에 육박한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 핵미사일 등을 사용할 가능성에 따른 대처방안도 논의했다.

이어진 EU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유럽의 러시아 가스 수입을 완전히 중단(full-stop)하는 수준으로 의존도를 줄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했다. 이날 합의 내용을 담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 로드맵’은 25일 발표된다.

이번 연쇄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침공 과정 전반을 전쟁범죄 행위로 공식 규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한 러시아군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형사 기소 등 모든 방법을 활용해 책임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법재판소(ICJ),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통한 러시아 처벌 추진 외에도 미 국내 법정에 러시아를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암살을 추진했던 민간 용병부대 와그너그룹,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자녀, 러시아 부호 등을 추가로 제재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 또한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유 수출 대금도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받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우려한다”는 ‘적반하장’식 결의안 통과를 시도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찬성 2표, 기권 13표로 부결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중국#러시아#우크라 침공#세컨더리 보이콧#러시아 하원의원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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