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젤렌스키 유고 대비 정권승계 방안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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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승계후보군에 안전도모 요구
폴란드 등에 망명정부 수립도 검토

우크라이나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유고(有故) 상황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연속성 유지를 위한 승계 문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서방국은 망명정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 시간) 미 CBS방송에서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살해하는 등 그가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정부 연속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제가 자세히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말을 아꼈지만 유사시 대통령 승계 문제가 논의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가 알려진 대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물리적으로 제거한 뒤 친(親)러시아 성향 괴뢰 정부를 세운다면 이 정부의 정통성 시비가 불거질 확률이 높다. 그럴 경우에 대비해 정통성을 담보할 차기 대통령 선정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국회의장이 승계하게 돼 있다. 국회의장마저 유고 상황을 맞는다면 그 다음 승계자가 명확하지 않다고 우크라이나 헌법학자들은 지적한다. 총리가 전권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헌법에 규정돼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서방국은 젤렌스키 대통령 승계 후보군에 안전을 도모할 방법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들에게 같은 장소에 오래 머무르지 말고 수도 키이우 외곽의 안전한 곳에 있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미 CNN방송은 서방국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부 수뇌부가 폴란드 등에 망명정부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들의 항전 의지가 강해 제안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미국#젤렌스키#정권승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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