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선거 운동 시작…“독재자 아들부터 복싱 영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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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8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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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을 앞둔 필리핀에서 8일(현지시간)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로이터통신이 대선 후보 면면을 공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순위대로 주요 대선 후보들의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 © 로이터=뉴스1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 © 로이터=뉴스1
발표에 따르면 첫 번째 소개된 대선 후보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부상한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1986년 그의 아버지가 축출된 후 망명 생활하다가 1991년 필리핀으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정치 활동을 재개하면서 그의 아버지로부터 생겨난 ‘잔혹한 통치’ ‘수십억 달러의 재산 약탈’이라는 가문의 꼬리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지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겨냥한 마르코스 주니어의 활발한 SNS 활동이 최근 지지율 확보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의 아버지의 독재정권 이후 태어난 청년들을 대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족의 역사’를 다시 쓰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필리핀 대선에서 청년층은 필리핀 유권자 중 절반을 차지한다.

그는 ‘러닝메이트’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 시장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카르피오는 부통령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필리핀은 대선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별도 선거로 각각 뽑는다.

두 번째 후보는 야권의 지도자이자 대선 후보 중 유일한 여성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그는 두테르테 정부의 주택 조정위원회 의장직을 지냈으나 국무회의에서 배제된 뒤 사임했다.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과 최근까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공부문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는 로브레도는 공약으로 ‘국민을 돌보는 정부 이끌기’ ‘의료시스템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로브레도가 승리할 경우 1986년 코라손 아키노, 2001년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에 이어 필리핀을 이끄는 세 번째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그는 변호사이자 상원의원인 프랜시스 판기린과 함께 출마했으며 현재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도마고소 필리핀 마닐라 시장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 국제포럼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 2019.11.4/뉴스1 © News1
프란치스코 도마고소 필리핀 마닐라 시장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 국제포럼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 2019.11.4/뉴스1 © News1
세 번째 후보는 영화 배우 출신인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이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빈민가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싸서 먹고 부모님을 돕기 위해 쓰레기를 모으는 생활을 보냈지만 스카우터에 의해 발견된 이후 인기 스타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스코 모레노’라는 예명으로 배우 생활을 했던 그는 1998년 시의회 의원이 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2007년 부시장을 지냈으며 2019년 마닐라시장 선거에서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도마고소는 중국의 해상 침략에 대한 무관용과 함께 중국이 국제법을 따르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도마고소의 러닝메이트는 1600만명의 페이스북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윌리 옹 의사다.

세계프로복싱 8체급 석권에 빛나는 매니 파퀴아오 필리핀 상원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글로벌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2017.12.26/뉴스1 © News1
세계프로복싱 8체급 석권에 빛나는 매니 파퀴아오 필리핀 상원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글로벌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2017.12.26/뉴스1 © News1
네 번째 후보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다. 그는 세계 최초로 8개 체급에서 10번의 타이틀을 거머쥔 복싱계 레전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은퇴했다.

상원의원이기도 한 그는 당선될 경우 부패한 공무원들을 수감하겠다고 맹세했다. 또한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국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퀴아오는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도마고소 후보와 거의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는 ‘마약과의 전쟁’뿐만 아니라 사형제도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 부패를 근절하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러닝메이트는 국회의원이자 전 환경부 장관인 호세 아티엔자다.

다섯 번째 후보는 상원의원인 판필로 락손이다. 그는 2004년 대선에도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로이터는 최근 그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직 경찰청장이었던 락손은 2010년 홍보담당자와 운전기사 살인사건의 주모자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 의해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락슨은 부패한 정부 관료들을 제거하며 의료 부문에 투자하고 소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러닝메이트는 비센테 소토 상원의장이며 전직 코미디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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