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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트럼프의 섣부른 북미정상회담이 北도발 키워”

입력 2022-01-25 14:10업데이트 2022-01-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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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 국방부 대북 특별보좌관이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에 대해 “(트럼부가) 섣부르게 북미 정상회담을 강행한 탓”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앤서니 홈즈 미국 싱크탱크 ‘프로젝트 2049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1일(현지 시간) 연구소 홈페이지에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실패한 내막’이라는 기고문을 올려 이같이 지적했다. 홈즈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17~2021년 미국 국방부의 대북 특별보좌관을 지냈고,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했다.

홈즈 연구원은 “2022년에도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한국은 북한이 원치도 않는 성과 없는 평화 회담을 제안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 제재를 어기고 있다”면서 “이는 2018년 당시 추진된 정상회담이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취임 첫해인 2017년은 미국에게 ‘화염과 분노’의 해였다. 북한은 그해 7월 최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에 성공했으며, 두 달 뒤에는 6차 핵실험을 했다. 이어 3차 발사실험까지 성공해 사거리 안에 사실상 미 전역을 포함시키며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자화자찬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을 상대로 ‘최대 압박 기조’를 택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수록 스스로를 더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입지를 약화시키며 충돌 가능성도 높인다는 점을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뜻이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역대 최대 수준의 제재에 직면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로 북한산 석탄·철·철광석 수출은 전면 금지됐고, 석유 제품 공급도 기존의 90% 가량 제한됐다. 12개국 이상이 북한과의 관계를 축소하거나 아예 단절했다. 특히 북한노동자 송환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며 북중 관계도 악화됐다.

하지만 2018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2018년 3월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홈스 연구원은 당시 자신을 포함한 많은 참모들이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할 경우 북한이 (제재) 이전의 패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금씩 낮추거나 대화에 응하는 것을 명분 삼아 미국에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북한이 회담 도중 대화의 틀을 벗어나려 할 경우 미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우방국과 경쟁국들에게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해도 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홈스 연구원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동의했고 결국 북한은 과거로 돌아갔다”고 했다.

회담 직후 북미 관계는 개선된 듯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위터에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위협은 없다”는 메시지를 올리며 북한을 ‘가장 심각한 우려’라고 규정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미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북한은 2020년 1월 ‘병진 노선(핵과 경제 동시 개발)’을 선언하며 1년 8개월 만에 사실상 ‘북핵 모라토리엄(중단)’의 파기를 공표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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