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맞은 브라질 대통령, 프로축구 관람 퇴짜 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1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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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P 뉴시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P 뉴시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지 않아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하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내내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정책의 중요성을 경시했던 그는 자신이 이미 항체를 보유했으므로 굳이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0일 상파울루 인근 산토스를 본거지로 둔 산토스FC의 경기를 관람하려 했다. 이날 구단은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후 처음으로 백신을 맞았거나 음성 판정을 받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경기장 수용 인원의 30% 안에서 입장을 허용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이날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구단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아야한다고 했다”며 “왜 백신 여권이 필요한가? 나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보다 항체가 더 많다”고 불만을 표했다. 구단 측은 “모든 입장객은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때도 주요국 정상 중 유일하게 백신을 맞지 않고 참석했다. 총회 연설 때도 마스크를 벗고 연설했고 연설 내내 자신의 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당시 미접종자의 실내 취식을 금지하는 뉴욕시 규정 때문에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그는 뉴욕 맨해튼 길거리에서 서서 피자를 먹었다.

현재 브라질 상원은 백신 보급 속도 지연 등 보우소나르 정권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코로나19 희생자가 늘어났다며 방역 정책에 대한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다. 11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60만 명을 넘어서 미국(약 73만5000명)에 이은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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