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세입자도 백신 접종 의무화 갈등…바이든 행정부 피소

김예윤기자 입력 2021-09-16 15:34수정 2021-09-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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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지난달 플로리다주 로더힐의 아파트에서 2년째 살던 자스민 얼비 씨(28)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임대차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집주인이 “모든 신규 세입자는 8월 15일까지, 기존 세입자는 임대 갱신 전에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접종하지 않을 경우 나가달라”고 통지했기 때문이다. 당초 8월 말 집 계약을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백신을 접종할 생각이 없던 얼비 씨는 결국 이사를 택했다.

얼비 씨는 “백신 접종 유무는 나의 개인적인 건강 정보다. 이를 공개하지 않고도 임대 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지만 건물주인 산티아고 알바레즈 씨(81)는 이를 거절했다. 올초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알바레즈 씨는 “친구 2명이 코로나19로 죽었고 아파트에 사는 주민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백신 접종을 안 하는 사람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노출 시킬 수 없다”고 맞섰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직원 100인 이상 민간 기업 등에 백신 의무 접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두고 곳곳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현재 플로리다주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 달리 공화당 소속인 론 드산티 주지사의 행정명령으로 기업이나 학교에서 마스크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거나 백신 접종서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델타 변이가 확산되며 이같이 주택임대인이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등 자체적인 코로나19 대응을 모색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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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비 씨는 이사 후 변호사를 선임해 알바레즈 씨의 조치가 “기업이 고객에게 백신 접종서 제공을 요구할 수 없다”는 플로리다주 행정명령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바레즈 씨는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가 있듯이 나는 내 세입자와 직원들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맞지 않을 것이면 나가야 한다”며 “대부분 세입자와 직원들은 내 조치에 대해서 칭찬했다”고 반박했다. 플로리다주는 16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에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코로나19 대응책을 발표한 지 닷새만인 14일 애리조나주에 피소를 당했다. 마크 브르노비치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은 “행정부는 헌법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권한이 없다. 이 조치는 개인의 자유, 연방주의 원칙, 권력분립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애리조나주를 시작으로 조지아주 등 다른 주도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하는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WP는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둘러싸고 줄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법원 판례를 보면 백신 접종 의무화를 주장하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린제이 윌리 아메리칸대 로스쿨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기존 전염병 백신과 차이가 있어 과거와 다른 판례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월트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 기업과 만나 백신 접종 의무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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