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과 은밀히 접촉한 美 합참의장에 “사실이라면 반역“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6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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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전후 중국과 은밀히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진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의 행보에 대해 ‘반역’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정치권에서도 ‘반역적 행동’이라는 비판과 ‘나라를 위한 충정’이라는 옹호가 맞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실상을 폭로한 그의 세 번째 저서 ‘위험(Peril)’에서 기술한 밀리 의장의 행보에 대해 15일(현지 시간)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라면 반역”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발표한 성명에서 “밀리는 우리나라를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었다”며 “그는 완전히 미치광이(nutjob)”이라고 비난했다. 책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후 중국과 우발적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해 리쭤청(李作成)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공격한다면 미리 알려주겠다”고 했다.

밀리 의장은 책에서 기술된 시점에 리 의장과 두 차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합참 측은 통화에 대해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통화로 합참의장의 정상적 의무와 책임의 범위 하에 있다”며 “프로토콜을 어긴 게 없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밀리 의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그의 리더십과 애국심, 헌법에 대한 충섬심에 완전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밀리 의장은 28일 아프간 철군 상황 등과 관련해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는 연일 밀리 의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뉴스를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밀리 의장이 헌법이 부여한 자신의 권한을 극단까지 시험해본 결과”라며 “초당적으로 구성돼 있는 의회에서 그 진의와 내용을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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