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자문해준 두 얼굴의 성폭행피해자 지원단체 지도자 사퇴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0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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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피해자 돕는다며 뒷편으로는 가해자 범행 숨기는데 일조

할리우드 여성들이 성희롱과 싸우기 위해 설립한 #미투 운동단체 ‘타임스 업’(Time‘s Up)의 지도자 로베르타 캐플런이 9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에 대한 고발자 중 한 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데 자문을 해주었다는 비난 속에 사퇴했다.

’타임스 업‘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고 적절한 일”이라는 캐플런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레티시아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지난주 쿠오모 주지사가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쿠오모 지사는 탄핵당하거나 형사 고발될 위험에 처하게 됐다.

여성 인권 옹호자로 널리 알려진 캐플런은 지난 겨울 전 뉴욕주 경제개발 고문 린지 보일런이 쿠오모 지사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처음 폭로했을 때 쿠오모 지사 자문을 해주었다.

그녀와 또다른 인권운동가 알폰소 데이비드가 보일런의 신뢰성을 공격하기 위해 작성된 편지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일부 수정을 제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성폭행 피해자들과 다른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타임스 업의 후원자들은 9일 공개서한을 통해 “타임스 업이 생존자들을 희생시키면서 학대에 동참하고 있다. 타임스 업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인권 운동가 앨리슨 투르코스는 성폭행 피해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타임스 업이 비밀리에 가해자를 위해 일한 것은 피해자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르코스는 “캐플런은 한편으로는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한다고 말하면서 뒷편으로는 가해자들을 위해 어떻게 범행을 숨기고 보복할 것인지에대한 각본을 건네주었다”고 샬럿 베넷 등 피해자들도 서명한 공개서한에서 말했다.

캐플런은 2018년 직장 내 성희롱과 차별을 당한 여성을 돕는 타임스 업 법률방어기금을 공동 설립했었다. 그녀는 2013년 에디트 윈저를 성공적으로 변호해 미국의 동성결혼금지법 무효화를 이끌어냈었다.

캐플런은 또 2019년 작가 E. 장 캐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캐롤을 변호하기도 했다. 캐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0년대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고 부인하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었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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