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없는 혜택 불편”…연간 22억원 수당 거부한 네덜란드 공주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6-14 16:25수정 2021-06-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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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왕위 서열 1위인 카탈리아 아밀리아 공주(18)가 성인이 되면 매년 지급되는 생활비와 수당 22억 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왕실의 아말리아 공주는 최근 마르크 뤼터 총리에게 ‘왕실 일원으로서 일정 역할과 의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생활비와 수당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받는 건 불편하다”며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다른 학생들이 훨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큰 비용이 필요할 때까지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말리아 공주는 이달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뤘다. 대학진학 전 1년 간 봉사활동과 여행을 하며 진로를 탐구하는 ‘갭 이어(gap year)’를 보낼 예정이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는 “생활비와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왕실 구성원은 아말리아 공주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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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리아 공주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54)의 장녀다. 딸만 셋인 알렉산더르 국왕이 2013년 4월 왕위에 오르면서 아말리아 공주는 자연스럽게 차기 여왕으로 정해졌다. 네덜란드 왕실은 18세가 되면 규정에 따라 왕실 구성원들에게 각종 수당을 지급한다.

12월 8일생인 아말리아 공주는 올해 생일 이후부터 생활비 30만 유로(약 4억1000만 원), 수당 130만 유로(약 17억6000만 원) 등 연간 총 160만 유로(약 21억7000만 원)를 수령하게 된다. 이런 수당은 연간 5000억 유로(약 676억 원) 규모의 네덜란드 왕실 예산에서 지급된다. 네덜란드 왕실 구성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은 영국 왕실을 추월해 유럽에서 가장 높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공주의 아버지인 알렉산더르 국왕은 매년 생활비 99만8000유로(약 13억5000만 원), 수당 510만 유로(약 69억 원)를 받는다.

아말리아 공주가 여왕이 될 경우 네덜란드는 다시 ‘여왕의 시대’로 돌아간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1890년에 사망한 빌럼 3세 이후에 네덜란드 역사상 123년 만에 나온 남성 국왕으로 네덜란드는 여왕 통치가 길었던 국가로 뽑힌다.

BBC는 유럽 왕실의 공주들이 ‘온실 속 공주’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엔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엘리자베트 공주(20)가 왕립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일반 생도와 똑같이 군사훈련을 받아 화제가 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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