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은 분, 전용석에 모십니다”… 뉴욕주민 절반 접종완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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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 전용구역으로 갈 분은 접종 증명서와 신분증을 보여주세요.”

2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뉴욕에 있는 양키스 스타디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 홈구장인 이곳에서는 경기 시작을 앞두고 구장 직원들이 관중 입장을 안내하고 있었다. 양키스 스타디움은 약 2주 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만 앉을 수 있는 전용구역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일반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해 입장 인원이 크게 제한돼 있지만, 관중이 붙어 앉을 수 있는 전용구역은 판매되는 티켓이 많아 백신만 맞으면 원하는 좌석을 보다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백신을 맞은 사람들끼리만 모여 앉기 때문에 감염 위험으로부터도 더 안전하다.

모더나 백신을 2회 맞고 2주 이상 지난 기자도 이날 전용구역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섰다. 스마트폰에서 내려받은 디지털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자 직원이 이를 신분증과 대조했다. 그리고 발열 체크까지 한 뒤에 경기장에 들어섰다. 기자가 도착한 전용구역은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수백 명의 관중이 나란히 붙어 앉아 경기를 보고 있었다. 반면 전용구역 바로 옆의 일반석은 일부 좌석을 빼면 사람들이 앉을 수 없도록 테이프가 둘러져 있어 사실상 비어있다시피 했다.

전용구역에서 기자의 옆자리에 앉은 백인 남성 마이클 보일런 씨는 “모두가 다 백신을 맞았고 게다가 야외 공간”이라며 “서로 가까이 붙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를 볼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용구역에 있던 다른 여성 관중도 “마스크를 벗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어 오랜만에 응원하는 맛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기자가 있던 전용구역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키스 구단 공지에 따르면 전용구역 관중은 매점이나 화장실 등에 갈 때를 빼고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최근 뉴욕에서는 야구장, 공연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다중복합시설 운영자 측이 백신 접종자를 우대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는 경기장 입장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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