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 대확산→경유 선박 입항 금지…“세계 해운 대란 가능성”

조종엽기자 입력 2021-05-06 17:43수정 2021-05-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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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규환 상태인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이 3월 말 좌초 사고로 인한 이집트 수에즈운하 정지 사태를 뛰어넘는 세계 해운 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각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인도를 경유한 선원과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기 시작한 탓이다. 전 세계 선원의 15%를 차지하는 인도인의 선원 채용이 중단되면서 선원 부족 사태 또한 가시화했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에서 온 선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나오면서 세계 여러 항구가 인도를 거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며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이 세계 해운업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일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41만 명을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선박관리 회사 빌헬름슨십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는 최근 인도를 거친 선원의 하선을 금했다. 중국 저장성 닝보의 저우산항 역시 최근 3개월간 인도 및 그와 인접한 방글라데시를 거친 선박과 선원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저우산항은 2019년 기준 세계 제2, 3위 수준의 물류항구다.

이는 인도에서 온 선원들이 승선 전 격리를 하고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배에 오른 뒤 해상에서 양성이 나오는 일이 빈번한 탓이다. 최근 인도를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 항구에 도착한 선박에서 필리핀인 선원 14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선박 전체가 격리됐다. 선원 공급회사 시너지 마린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제시 운니는 “배 전체에 급속히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선박 운항이 완전히 정지된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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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운회의소에 따르면 세계 선원 160만 명 중 약 24만 명이 인도 출신이다. 코로나19로 선주들이 인도인 선원을 고용을 기피하면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빌헬름슨십매니지먼트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말까지 인도에서의 선원 충원을 중단했다.

통상 선원은 1년 이하로 연속 승선하고 다른 선원과 교대한다. 월별로는 10만 명 정도가 내리고 같은 수의 새 선원이 배에 오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부터 이미 선원 교체가 상당히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이로 인해 장기간 배에 발이 묶인 기존 선원들의 피로 또한 상당히 누적됐다. 선원관리업체 인터매니저의 마크 오닐 대표는 “3월 벌어진 수에즈 운하 봉쇄는 선원 교체를 못해 벌어지는 공급망 문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네팔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3000만 명인 네팔의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는 6일 기준 각각 35만 명, 3417명을 돌파했다. 4일 신규 확진자는 7587명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의 베이스캠프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네팔의 낙후된 의료체계는 우려를 더 키운다. 1인당 의사 수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고 백신은 바닥났다.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은 44%에 이른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규제하지 않았던 네팔은 최근 뒤늦게 주요 지역 통행 제한 등 방역 조치를 도입했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네팔 적십자사 관계자는 “인도의 참극이 네팔의 미래가 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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