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떠나보낸 찰스 왕세자 “나의 파파, 많은 사랑 받은 인물…그립다”

조종엽기자 입력 2021-04-11 17:50수정 2021-04-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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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공(왼쪽)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출처= Gettyimages
“나의 사랑하는 파파(My dear Papa)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인정을 받은 인물이었습니다.”

10일 73세의 찰스 영국 왕세자는 런던 하이그로브 저택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전날 100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 필립 공을 ‘파파(아빠)’라고 부르며 “엄청나게 그립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를 두고 “왕세자가 아버지에게 감동적인 추모를 보냈다”며 “부자간의 특별한 친분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아버지와 화해했다는 걸 보여주는 추도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논평의 배경에는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필립 공의 다소 ‘껄끄러웠던’ 관계가 있다. 찰스는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꼈고, 부자는 오랫동안 심적 거리를 둔 채 지내왔다고 알려져 있다. 찰스는 청소년기 아버지의 결정으로 억지로 다녔던 스코틀랜드 기숙학교 고든스턴을 ‘생지옥’이었다고 회고했다. 필립 공은 찰스와 고(故)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의 결혼이 파탄나자 찰스를 심하게 나무라기도 했다.

찰스 왕세자의 측근은 “찰스 왕세자와 필립 공의 껄끄러운 관계는 오래 전의 일이고 아무도 (두 사람의 관계가 나아진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실제 최근 런던의 병원에 입원한 필립 공을 찾아가 면회한 건 왕실 인사 중 찰스 왕세자 뿐이었다고 한다. 찰스는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큰 위안’을 얻었다고 측근은 전했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한 것도 아들 찰스였다. 필립 공의 별세에 앞서 녹화된 BBC 다큐멘터리에서 찰스는 “아버지는 그의 고유한 권리에 따라 한 개인으로 기억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평생 ‘여왕의 그림자’ 역할에 충실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역시 오랜 세월동안 왕세자인 동시에 ‘여왕의 신하’로 지내온 아들이 이심전심으로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찰스 왕세자는 10일 “아버지는 지난 70년 동안 여왕, 가족, 국가, 그리고 영연방 전체에 아주 놀라울 만큼 헌신적인 봉사를 해왔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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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공에 별세에 전 세계에서도 애도 메시지가 쏟아졌다. 영연방 회원국인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필립 공은) 우리가 다시는 볼 수 없을 세대를 구현했다”며 “영연방은 필립공을 잃은 슬픔과 그의 삶에 대한 감사를 함께 보낸다”고 했다.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은 “조국을 향한 그의 봉사는 모두에게 영감이 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군 복무부터 여왕과 함께 한 73년까지 필립공은 영국, 영연방 그리고 그의 가족을 위해 기꺼이 헌신했다”고 했다.

필립 공의 장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인해 조촐하게 치러진다. 버킹엄궁은 장례식이 이달 17일 윈저성 성조지 예배당에서 거행된다고 밝혔다. 정부 지침에 따라 장례식에는 30명만 참석한다. 손자인 해리 왕자는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그의 아내 메건 마클은 둘째를 임신 중이어서 의사의 권유에 따라 불참한다고 버킹엄궁은 밝혔다. 미국에 있는 해리 왕자 부부는 최근 미국 CBS 방송에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하며 왕실과 불편한 관계다.

장례식은 영국서머타임(BST) 기준으로 오후 3시 BBC 등 TV로 생중계된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필립 공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을 대거 특별 편성했다가 “대중에게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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