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 폭력진압 사망자 520여명…“내전 확대 가능성↑”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31일 0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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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2월 1일 이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무장반군단체들이 유혈사태가 멈추지 않는다면 군부와 맞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30일(현지시간) 기준 군부에 의해 살해된 민간인이 최소 521명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APP는 실제 사망자 수는 집계된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이날도 미얀마 샨 주 뮤즈 마을에서 사망한 35세의 시위대를 포함해 만달레이와 바고 등에서 총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얀마 군부는 아이들까지도 무분별하게 살해하는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현장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주말에만 10~16세 사이의 어린이 6명이 군부에 의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29일 기준 35명의 아이들이 살해됐다.

군부는 남동부 태국 국경 인근을 근거지로 활동 중인 카렌민족연합(KNU) 지난 27일 카렌주 뭇로 지역에 있는 군부의 군사기지를 점령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 지역을 공습해 지역 주민 3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일도 발생했다.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유혈사태가 지속되자 타앙 민족해방군, 미얀마 민족민주동맹군, 아라칸군 등 미얀마 무장반군 단체들은 “만약 그들이 멈추지 않고 사람들을 계속 죽인다면 우리는 시위자들과 협력하고 반격할 것”이라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샨족복원협의회(RCSS)도 2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부의 탄압이 계속된다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인원연맹은 무장 단체들이 무기를 들고 본격적으로 군부에 반격을 할 경우 미얀마에서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행동이 이어지자 세계 각국 정부는 이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군부의 민주화 시위대 유혈 진압에 “용납될 수 없다”며 지난 29일 군부를 향해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압박을 가하려면 우리가 더 단결해야 하며 국제사회가 더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군부가 일으킨 유혈 사태에 대해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며 보고 받은 것에 따르면 무수히 많은 사람이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2013년 미얀마와 체결한 무역투자기본협정을 이곳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될 때까지 중단할 것이라고 지난 29일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이날 미얀마 군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성명을 내고 “‘국군의 날’에 군이 자국민을 상대로 100여명의 민간인을 죽이는 폭력 사태가 확대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이라며 “미얀마 군부는 어제를 축하하기는커녕 공포와 수치심의 날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얀마 국민에게 가해진 냉혹한 폭력에 대한 EU의 규탄을 거듭 강조하며 미얀마 군부 지도자가 이 무분별한 길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은 미얀마 사태에 대해 긴급 회담을 요청했고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는 31일 이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미얀마 군부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에도 뚜렷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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