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 주재 美대사 대만 방문에…中 “한계선 넘지 마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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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섬나라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을 두고 중국이 “한계선을 넘으려 하지 말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이후 처음이다.

29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국과 중국 관계의 기본”이라면서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공식 왕래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28일 수랭걸 휩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은 존 헤네시닐랜드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와 함께 대만을 방문했다. 타이페이타임스,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이 대만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자오 대변인은 팔라우 대통령의 대만 방문에 미국 대사가 동행한 것에 대해 “우리는 미국이 중국의 한계선을 넘으려 시도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심각히 훼손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날 군용기 1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밀착 행보를 보일 때마다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26일에는 미국과 대만이 해경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자 군용기 20대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대만은 미국과 밀접해지는 것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린팅후이(林廷輝) 대만국제학회 부비서장은 30일 타이페이타임스에서 “이번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 방문은 미국이 더 이상 미국 대사와 대만 간의 교류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에서 점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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